주이란 스위스 대사, 차도르 입었다가 도마에…"이란 여성들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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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駐)이란 스위스 대사가 눈과 코만 빼고 전신을 망토로 덮는 '차도르' 차림으로 성지 콤(Qom)을 방문해 비난받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촉발한 대규모 히잡 반대 시위(Hijab protest)에서 5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간 의무적 히잡 착용에 반대해온 마시 알리네자드도 로자노 대사의 복장이 "수치이자 이란 여성에 대한 배신"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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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부 "복장 규정 지킨 것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주(駐)이란 스위스 대사가 눈과 코만 빼고 전신을 망토로 덮는 '차도르' 차림으로 성지 콤(Qom)을 방문해 비난받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촉발한 대규모 히잡 반대 시위(Hijab protest)에서 5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나딘 올리비에리 로자노 대사의 복장이 성지 방문은 의전 수칙에 따른 적절한 옷차림이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성지 콤을 방문한 로자노 대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고 목과 머리가 드러나지 않도록 검은 천을 두른 모습이었다.
로자노 대사의 옷차림은 즉각 반발을 샀다. 현재 이란 시민들은 히잡 폐지 등 보다 자유로운 여성의 복장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5개월 전,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했다.
아미니의 죽음을 계기로 들불처럼 번진 여성 인권 및 반정부 시위(히잡 시위)에서는 500여 명이 숨지고 2만여 명이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은 올해 들어 히잡 시위 참가자 중 최소 55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나선 이란 시민들에게 로자노 대사의 복장은 '배신'처럼 받아들여졌다.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은 로자노 대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리야 사파이 벨기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수백만 명의 이란 여성들이 권리를 위해 싸우고, 수천 명이 여성 인권을 위해 살해당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히잡을 쓰고 압제자들을 홍보했다" "역겹다!"고 성토했다.
다리야 의원은 유럽 내 히잡 시위 연대집회에서 활약했다.
수년간 의무적 히잡 착용에 반대해온 마시 알리네자드도 로자노 대사의 복장이 "수치이자 이란 여성에 대한 배신"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스위스 외교부는 AFP통신에 "종교적 장소를 방문할 때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복장 규정을 지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슬람교 관련 장소에 어떤 옷차림으로 가느냐'는 고위급 정부 관계자를 포함해 외국인 귀빈에게 오랜 딜레마였다.

일각에서는 평소에 히잡을 쓸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공적인 자리에서 히잡을 쓰고 사진으로 남기는 등 '전시 행위'라도 삼가라는 요구가 나온다.
뮌헨 안보 회의에서 히잡 시위를 공개 지지한 배우 나자닌 보니아디는 "(히잡 차림의)사진으로 정권을 합리화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스위스 대사는 미국인 외교관 인질 사건으로 단절된 미·이란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요직이다.
지난 11월 스위스 연방정부는 히잡 시위 관련 서방이 제시한 대이란 제재를 수용하지 않았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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