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집값이 역대 최장 기간인 86주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강남에서 30평대 아파트를 3억원대에 공급할 수 있다는 반값 아파트 정책 구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강남에 당장 3억원짜리 분양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방식을 확대할 경우 초기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발의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LH나 SH 같은 공공기관이 토지를 소유하고 입주자는 건물만 분양받는 방식으로, 토지비가 제외되므로 초기 분양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전현희 의원이 언급한 3억원대 역시 이 구조를 전제로 한 정책적 제안이다.
즉, 현재 13억원인 강남 아파트를 3억원에 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향후 공공 토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시 건물 분양가를 그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는 구상에 가깝다.

이러한 주택 유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LH강남브리즈힐은 대표적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전용 84.98㎡가 지난 5월 13억8500만원에 거래되었다.
토지 소유권이 없음에도 건물만으로 상당한 가격이 형성된 셈이다.
이는 토지임대부 주택 역시 뛰어난 입지와 주택 자체의 가치에 따라 일반 아파트 못지않은 시장 가격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토지비가 빠지더라도 건물을 짓는 막대한 건축비는 피할 수 없다.
최근 급등한 공사비를 감안할 때 30평대 주택을 3억원대에 공급하는 것이 실제 사업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현실성 논란이 제기된다.
또한 입주자는 토지를 소유하지 않는 대신 매월 토지임대료를 지속해서 납부해야 하므로, 초기 분양가만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주거 유지 비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토지임대부 주택에도 올해 7월부터 디딤돌대출이 허용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졌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대출 조건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마곡17단지나 고덕강일3단지 등에서는 대출 부담으로 인한 계약 포기 사례가 발생해 일부 사전청약 당첨자의 LTV를 80%까지 완화하는 조치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주택 구상이 다시 주목받는 기저에는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9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86주 연속 상승했으나, 강남구(-0.56%), 서초구(-0.33%), 송파구(-0.19%) 등 강남3구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강남 30평대 3억원 아파트는 아직 확정된 상품이 아닌 법안 발의 단계의 정책 구상일 뿐이므로,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제도 정비와 사업성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