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헤드 스카프!’ 빈티지 유행과 함께 할머니 옷장 트렌드 뜬다
닥스 스카프 매출 30% 상승…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한 레이스, 자수 등 그래니시크 트렌드 주목
LF가 헤드 스카프의 유행을 필두로 올 하반기 패션 트렌드로 ‘그래니시크(Granny Chic)’가 떠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그래니시크란 할머니를 뜻하는 ‘그래니(Granny)’와 ‘시크(Chic)’가 결합된 패션 용어다.
헤드 스카프와 같이 오래 전 유행했던 아이템뿐만 아니라 패턴이나 자수가 들어간 블라우스, 컬러풀한 스웨터 등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아이템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세련된 느낌의 멋쟁이 할머니 패션을 지칭한다.
최근 일본의 ‘모리걸’ 스타일이 J-패션, 빈티지 패션 트렌드와 함께 재조명되면서 그래니시크 유행에 더욱 힘을 실었다.
모리걸은 ‘숲의 아이’라는 뜻으로,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한 패턴과 색상이 화려한 아이템을 레이어드해 전체적으로 빈티지한 스타일링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 그래시시크 대표 아이템은 ‘헤드 스카프’
그래니시크 대표 아이템은 스카프다.
최근 많은 셀럽들이 여름 휴양지에서 헤드 스카프를 착용한 룩이 주목 받으면서, 프리미엄 스카프의 대명사로 알려진 LF 닥스 스카프 매출은 전년 상반기 대비 올해 약 30% 상승했다.
트윌리형, 마름모형, 쁘띠 스카프 등 모든 종류의 스카프가 완판에 가까운 판매율을 달성하며 스카프 트렌드의 인기를 입증했다.
여름 시즌 가벼운 린넨 실크 혼방 소재로 출시된 린넨 실크 스카프 역시 판매율 93%로 완판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다.
닥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목에만 두르던 스카프를 머리나 가방에 두르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하는 고객이 증가하면서 스카프의 원조격 브랜드 닥스가 주목 받고 있다”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2024년 F/W 남성 스카프까지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 전했다.
▶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한 레이스, 러플, 플라워 패턴 주목
헤드 스카프를 잇는 그래니시크 대표 아이템은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듯한 레이스, 러플, 플라워 패턴 아이템이다.
LF가 수입판매하는 주요 프랑스 여성복 브랜드 이자벨마랑과 바네사브루노에서는 보헤미안 무드를 기반으로 한 그래니시크 트렌드를 개성 있게 해석한 아이템들이 봄여름 시즌 주목 받았다.
이자벨마랑의 2024년 S/S 시즌 레이스 블라우스는 90%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하며 완판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고, 대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4년 F/W 시즌 러플, 플라워 포인트를 앞세운 아이템을 다수 출시했다.
2024년 F/W 시즌 출시한 플라워 패턴의 러플 디테일 블라우스와 스커트 세트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율 75%로 빠른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
이자벨마랑의 2024년 F/W 컬렉션 런웨이에서도 레오파드 패턴의 레깅스와 퍼를 활용해 ‘할머니의 전성기’를 재해석하며 프렌치 무드가 더해진 그래니시크 트렌드를 독창적으로 선보였다.
▶ 이자벨마랑, 바네사브루노 등 그래니시크 스타일 인기만점
바네사브루노에서도 2024년 S/S 시즌 인기 품목을 살펴보면 자수 블라우스 매출 비중이 블라우스 카테고리 내 40%를 차지할 만큼 자수 아이템의 인기가 돋보였다.
그래니시크 아이템으로 빠질 수 없는 크로셰 니트와 톡톡 튀는 색상의 컬러 니트 또한 80%에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했다.
Pre-Fall 시즌 신상품으로 출시한 자수 블라우스와 컬러 니트 역시 출시 2주만에 물량 절반 이상이 빠르게 소진돼 현재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이번 F/W 시즌에는 좀 더 모던하고 클래식한 무드를 확대해 스타일 스펙트럼을 확장하면서도 레드, 퍼플, 터쿠와즈 블루 등 과감한 컬러 포인트를 강조해 바네사브루노의 자유로운 아름다움을 도회적으로 풀어나갈 전망이다.
지난해 그랜파코어에 이어 올해 그래니시크까지 ‘시니어코어’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LF 관계자는 “틀에 얽매이고 싶지 않은 MZ세대의 성향이 패션 트렌드에도 반영이 되면서 나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룩이 신선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라며 “또한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에이지리스(ageless) 브랜드의 클래식함이, 촌스러움 보다 오히려 멋스러움으로 비춰지기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패션엔 정소예 기자
fashionn@fashion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