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공군이 영국 페어퍼드 기지의 전략폭격기를 모두 본토로 복귀시켰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기지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첩보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군이 영국 글로스터셔주 페어퍼드 기지에 있던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 랜서를 모두 미국으로 복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10월 6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현재 페어퍼드에 배치됐던 미군 폭격기가 국내 원래 기지로 재배치됐다"며 "미군 폭격기는 본토에서도 공격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B-52 6대가 철수한 데 이어 남아 있던 B-1 12대마저 빠진 것이다.

"대이란 작전의 유럽 핵심 기지"
페어퍼드 기지는 미 공군 501전투지원비행단이 주둔하며 대이란 작전을 수행해 온 곳이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와 B-1 랜서 등 전략폭격기 다수가 배치된 핵심 후방 기지로 꼽힌다. 유럽에서 중동 방면 작전을 지원하는 발진 거점 역할을 해 왔다. 그 기지에서 전략폭격기가 한 대도 남지 않게 된 것은 이례적인 조치다.

"우크라이나식 기습을 본뜬 계획"
미 정부 당국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드론 공격으로 기지 내 군용기를 타격하고 조종사를 비롯한 병력을 노리는 복합 공격 계획을 실행하려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 계획이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륙에 드론을 몰래 반입한 뒤 트럭에서 발사해 전략폭격기를 공격한 작전을 본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는 IRGC가 영국 국적자들을 포섭했고 주의를 분산시키는 작전 등 여러 단계의 계획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2억 달러짜리 전략폭격기가 수백만 원짜리 드론에 노출되는 비대칭 위협이 현실화한 셈이다.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5명"
영국 경찰은 지난 9월 페어퍼드 기지로 향하던 영국인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페어퍼드 사건에 이란이 역할을 했다는 강력한 정황이 있다"며 "영국 정부는 이란이 이 사건에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보석으로 풀려났고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포된 자들은 이미 수사 대상이었다"며 영국의 보석 석방에 불만을 드러냈다.

전략폭격기 철수는 전력 공백이 아니라 자산 보호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 미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동맹국 영토의 핵심 기지가 비대칭 위협에 흔들렸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함의를 남긴다. 드론 시대의 기지 방호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 출처=서울경제·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