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부터 가성비까지...유통가, 설 선물대전 돌입

신승훈 기자 2026. 1.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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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은 더 비싸게, 실속은 더 촘촘하게…설 선물 전략 ‘투트랙’
편의점까지 번진 초고가 경쟁…2억 넘는 오디오까지 등장
사전 예약 흥행에 대형마트 매출 급증…실속형 수요 폭발
현대백화점 2026년 설 한우 선물세트 [출처=현대백화점]

설 명절을 한 달여 앞두고 국내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선물세트 본판매 경쟁에 돌입했다. 억대를 호가하는 초고가 위스키와 오디오 등 소장 가치를 강조한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 가운데 고물가 상황을 반영해 5만원 미만으로 구성한 가성비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단순 물량 공세를 넘어 인공지능(AI)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미식 전문가와 협업에 나서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지갑을 연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설을 맞아 백화점은 품질과 희소성을 갖춘 상품들로 브랜드 품격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부터 본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은 전 세계 각지에서 엄선한 초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인다.

우선 프리미엄 선물의 정점은 아벨라워 위스키로 찍는다. 전 세계 단 20병만 생산된 '아벨라워 50년' 위스키(1억1500만원)를 단독으로 선보인다. 세계 최고가 '알마스 골드 캐비아(130만 원)'도 단독으로 선보였다. AI 챗봇 '더스틴'을 활용한 맞춤형 선물 제안 서비스로 쇼핑 편의성도 높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본판매에 나선다. 상위 0.1% 수준의 '5-Star' 한우 세트 등 전통적인 강세 품목의 기준을 강화했다. 특히 아프리카 세렝게티 여행이나 마스터스 골프 대회 관람권 등 이색적인 여행 상품을 선물로 제안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현대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개의 한우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구이용 부위 물량을 30% 늘리고 1인 가구를 위한 200g 단위 소포장 세트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과일 부문에서는 15브릭스 이상의 사과 등 고당도 품목인 'H스위트' 라인업을 강화했다.

편의점도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양극화 소비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상품을 이원화해 구성했다. CU의 올해 선 선물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은 '오디오벡터 네트워크 오디오 패키지'로 무려 2억6040만원에 달한다. CU는 최근 금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삼성금거래소, 미니골드와 협업해 금·주얼리 상품을 구성했다. 주류에서는 1억2000만원 맥캘란 호라이즌부터 달모어 45년(3990만원) 등 초고가 상품을 판매한다.

실속형 상품으로는 최근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한 초저가 PB PBICK 득템 시리즈를 설 선물로 내놨다. 닭가슴살, 통닭다리, 훈제오리 등으로 구성한 PBICK 득템 육가공 세트(3만원)와 빠삭, 불닭 먹태구이로 구성한 PBICK 먹태구이 득템 세트(3만9000원) 2종이다.

GS25는 병오년 관련 상품 특수 수요와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꾸준한 인기를 반영해 역대 최다인 18종의 골드·실버 기획전을 진행한다. '붉은 말의 해'를 맞아 말 이미지를 활용한 붉은 말 골드바 4종(37.5g‧1010만원)과 실버바 1000g(636만원) 등이 대표 상품이다. 올해는 시세 반영을 하기 위해 별도 QR코드를 마련했다.

한정판·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프리미엄 주류도 대거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5대 샤또 2016 빈티지 세트(999만원), 더 닛카 리미티드 위스키(270만원) 등이다. 와인25플러스에서도 조니워커블루 말띠 에디션(36만9000원), 루체2021& 루체BDM2019(40만원) 등 프리미엄 주류를 판매한다.

과일, 한우 등 농축수산 선물세트는 5만원 이하 상품 비중을 전년 대비 40% 확대했다. 이는 실속형 수요 공략에 나서기 위해서다. 한우 선물세트는 기존 20만원대 중심 구성에서 10만 원대 상품 비중을 늘려 한우·한돈 실속세트 등을 12만8000원에 선보인다.

대형마트에는 사전예약 고객이 대거 몰렸다. 혜택이 큰 기간을 활용하는 '얼리버드' 고객과 고물가 속 실속을 챙기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실제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진행한 사전예약 매출이 전년 대비 87% 증가했다.

특히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5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이 93%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과일은 4만원대, 수산은 3~4만원대, 가공식품은 1~3만원대 실속 세트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맛집 메뉴를 담은 가정간편식(HMR) 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5배 늘어나면서 가치 소비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이마트는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128%) 증가하면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사전예약 기간을 지난해보다 9일 늘리고 상품권 증정 혜택을 최대 750만원까지 늘린 점이 주효했다. 특히 기업 등에서 한 번에 100개 이상 구매하는 '대량 구매' 매출이 28% 신장했다. 이 밖에 트레이더스(108%), 이마트 에브리데이(233%) 등 전 사업부에서 사전예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설 선물 소비가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면서 "단순 할인보다 희소성, 큐레이션, AI 추천 같은 콘텐츠 경쟁력이 구매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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