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에 김대기 전 비서실장 내정···또 돌려막기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주중국 대사에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비서실장에서 사임한 측근을 10개월만에 다시 주중대사로 기용한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신임 주중 대사로 김 전 실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제 관료 출신인 김 내정자가 다양한 국정 운영 경험을 갖춘 만큼 중국과의 경제 및 외교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기획예산처 예산총괄심의관과 재정운용실장, 통계청장,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정책실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정 실장은 “(김 내정자는) 오랜 기간 경제 부처에서 근무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중 무역 갈등 해소 등 중국과의 경제 협력 사업을 추진한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며 “평소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한·중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중국의 사회·문화·역사에 천착해왔을 뿐 아니라 수준급의 중국어 구사력을 갖췄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정 실장은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격변하는 동북아시아 질서에서 한국 위상에 걸맞은 외교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 중 중국 정부에 김 내정자의 아그레망(외교 사절 파견에 대한 주재국의 동의)을 신청할 예정이며 아그레망이 부여되는 대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리 외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고 동시에 최근 활발히 가동되고 있는 한·중 고위급 교류의 흐름을 이어 양국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2023년 12월 대통령실을 떠나고 약 10개월 만에 다시 기용된 것이어서 인사 ‘돌려막기’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김 내정자의 퇴직 후에도 신임을 보여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행된 지난 7월23일에는 김 내정자와 이관섭 전 비서실장, 정진석 실장과 함께 만찬을 했다. 지난 8월에는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 취임식에 김 내정자를 경축 특사로 파견했다.
김 내정자의 전임자이자 윤석열 정부 첫 주중대사인 정재호 대사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창으로 대사직을 수행하면서 갑질 의혹이 제기되는 등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엄중한 국제정세와 한반도의 긴장 속에 어느 때보다 기민한 외교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점에 비전문가를 중국대사로 지명하다니, 외교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인가”라고 밝혔다. 황 대변인은 이어 “국익보다 내 사람 챙기기를 우선하는 윤 대통령의 인사관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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