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등 233개 위반땐 사업주 형사처벌…75%는 ‘징역형’
양벌규정도 전체의 94% 달해
근로시간 위반시 한국은 징역형
해외선 벌금형이거나 미처벌도
“과도한 규제, 경영 활동 위축”

우리나라의 고용·노동 관련 법률상 형벌조항이 총 357개에 달하며 이 중 약 65%가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를 직접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형벌조항의 약 75%는 징역형을 규정하며, 행위자 처벌 외에 법인 등에 대해서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양벌규정’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에서는 해외에서는 좀처럼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갈라파고스식 규제’, 과도한 형벌 적용에 따른 기업의 ‘사법리스크’ 심화로 기업 경영 활동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9일 ‘고용·노동 관련 법률상 기업 형벌규정 현황 및 개선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경총이 올해 8월 기준 고용안정·고용차별 금지·근로기준·노사관계·산업안전보건 등 5개 분야 총 25개 법률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처럼 집계됐다. 이 중 사업주를 직접적인 처벌 대상으로 하는 조항은 총 233개로 전체 형벌조항의 약 65%에 달했다. 형사처벌 조항이 가장 많은 법은 △산업안전보건법(82개) △근로기준법(72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31개) 등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357개 형벌조항 중 징역형을 규정한 조항은 268개로 전체의 약 75%에 달했다.
광범위한 양벌규정도 전체 형벌조항의 94%인 336개에 달했다. 양벌규정은 어떤 범죄가 발생한 경우, 행위자 처벌 외에 행위자가 속한 법인이나 자연인(사업주)에 대해서도 벌금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이다.
경총은 “기술 개발·신사업 진출·해외투자 유치 등 혁신 활동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는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위반할 경우 사업주(사용자) 등을 대상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처벌 수위나 강도가 상대적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근로시간 위반과 관련해 처벌규정이 없고, 영국은 근로시간법을 위반할 경우 사업장에 시정명령을 한 뒤에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서만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다.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처벌 위주의 조항이 ‘형벌의 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경총은 지적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는 노조 가입, 단체교섭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용자를 중심으로 형사처벌하도록 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포함해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각종 고용·노동 법률 개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되고 있어 향후 기업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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