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부모님이 이곳 풍경 보려고 매년 다시 찾아요"천년사찰에 핀 배롱나무꽃 절경 명소

"천년 고찰과 붉은 배롱나무, 호국의 숨결을 걷다 – 밀양 표충사"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황우원

경상남도 기념물 제17호 밀양 표충사는 이름 그대로 ‘충(忠)을 드러내는 절’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이끌고 나라를 지킨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국가에서 명명한 사찰로, 호국불교의 상징이자 역사와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한승호

그러나 표충사의 뿌리는 그보다 훨씬 깊습니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삼국통일을 기원하며 창건한 **죽림사(竹林寺)**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흥덕왕 4년(829년)에 황면선사가 중창하며 **영정사(靈井寺)**로 이름이 바뀌었고, 조선 후기 사명대사의 사당을 옮겨오면서 오늘날의 표충사가 탄생했습니다.

유교와 불교가 함께 숨 쉬는 사찰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표충사는 전국에서도 드물게 불교 사찰과 유교 사당이 한 공간에 공존합니다. 사찰 안에 자리한 **표충사(表忠祠)**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유교식 제례인 향사가 봉행되며, 불교 법회와 유교 의식이 함께 이어지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사명대사뿐 아니라 그의 스승인 서산대사와 동지인 기허당 영규대사의 영정도 함께 모셔져 있어, 이곳은 단순한 사찰을 넘어 호국불교의 성지라 불립니다.

표충사의 배롱나무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박은성

여름철 표충사의 경내를 거닐다 보면, 화사하게 피어난 **배롱나무꽃(백일홍)**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배롱나무는 예부터 서원과 향교에 많이 심었던 나무로, 청렴한 성품과 충절을 상징합니다.

붉은 꽃이 100일간 피어나는 모습은 ‘일편단심’의 정신을 닮았고, 매년 껍질을 벗는 특성은 수행자가 번뇌를 버리고 무소유의 경지로 나아가길 바라는 뜻을 담습니다. 표충사의 배롱나무는 단순한 경관을 넘어 사명대사의 호국정신을 품은 살아 있는 상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화재와 건축미가 살아 있는 공간

표충사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다수 보존하고 있습니다.

총동 은입사 향완/출처:표충사 홈페이지

국보 제75호 청동 은입사 향완 – 고려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

삼층석탑 /출처:표충사 홈페이지

보물 제467호 삼층석탑 – 통일신라 후기 석탑의 특징을 간직한 작품

대광정 /출처:표충사 홈페이지

대광전 – 조선 후기 건축미와 세밀한 공포 장식이 돋보이는 법당

만일루 /출처:표충사 홈페이지

만일루(萬日樓) – H자형 구조의 독특한 누각으로, 불교적 상징이 담긴 공간

사명대사의 유물 300여 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표충사를 찾는 발걸음은 자연스레 과거의 시간 속으로 스며듭니다.

재악산과 산들늪, 그리고 사자평 억새밭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이범수

표충사는 아름다운 재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습니다. 산마루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산습지인 산들늪과 가을이면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사자평 억새밭이 자리해, 사계절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폭포와 숲길이,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이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추천 대상

여름철 시원한 사찰 산책과 역사 탐방을 함께 즐기고 싶은 분

호국불교와 유교 전통이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

배롱나무꽃이 피는 7~8월, 화사한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은 사진가

밀양 도심에서 가깝고 가족 나들이에 좋은 자연·문화 명소를 찾는 분

이용 정보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운영시간 : 상시 개방

휴일 : 연중무휴

입장료 : 무료

주차요금 : 승용차 4,000원 / 대형버스 9,000원 (오토바이·자전거 출입금지)

템플스테이

휴식형(1박 2일) : 성인·중학생 60,000원 / 초등학생 50,000원

참선반 체험형(1박 2일) : 성인·중학생 60,000원

편의시설 : 장애인 주차장·화장실, 경사로 진입 가능

문의 : 055-352-1150

홈페이지 : 표충사 공식

감상 포인트

표충사 /출처:한국관광공사 김지호

표충사에 발을 들이면, 한쪽에서는 법당의 목탁 소리가, 다른 한쪽에서는 사당의 제례 준비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묘한 공존 속에서 붉은 배롱나무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세월과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충절과 청렴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꽃빛은 더 선명해지고, 마음은 더 단정해지는 곳 밀양 표충사에서 잠시 멈추어 서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