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이 많을수록 돈이 샌다?

‘통장 쪼개기’는 한때 재테크의 기본 전략처럼 여겨졌습니다. 생활비, 비상금, 취미비용, 고정지출 등 항목별로 구분해 통장을 여러 개로 나누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 전략이 모든 사람에게 유효한 건 아닙니다. 은행 계좌가 많다고 해서 돈이 잘 모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관리가 어려워지고 수수료만 더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40~60대는 한때 가입한 적금용, 보험 자동이체용, 자녀 학비용, 오래전 직장 급여통장까지 수년간 사용하지 않은 계좌를 그대로 방치해 두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 사이에 휴면 계좌가 되어도 은행은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이체 한도·입출금 기능 제한 등의 불이익이 생깁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평균 보유 계좌 수는 5.6개, 실제로 활성 사용 계좌는 2개 미만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즉, 대부분의 계좌는 ‘있는지도 모르고 방치되는 돈’이란 의미입니다.
숨은 수수료가 통장을 갉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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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 수가 많을수록 놓치기 쉬운 게 바로 수수료와 부가비용입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 출금 수수료: 비대면 은행 또는 지정
- ATM 외 이용 시 건당 500~1,300원
- 이체 수수료: 타행이체 시 월 5회 초과 시 비용 부과
- 잔액 부족 자동이체 실패 수수료
계좌유지 수수료 또는 전자금융 이체한도 제한
한 달에 5번만 수수료를 냈다 해도 연간 3만 원 이상, 여기에 이체 실패 수수료까지 합하면 1년에 커피값, 외식비 한 번 정도는 날아가는 셈입니다. 특히 입금 전용 계좌처럼 출금 기능이 제한된 계좌는 돈을 넣어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거래 은행, 지금 재선정할 시점입니다
이제는 모든 은행이 똑같지 않습니다. 예전엔 “은행은 아무 데서나 만들어도 똑같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주거래 은행 설정 여부에 따라 예금금리, 수수료 면제 조건, 자동이체 혜택이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신한·국민·하나은행은 급여이체, 공과금 자동이체 2건만 등록해도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카카오뱅크·토스뱅크는 출금 수수료를 월 최대 10~20회 무료로 제공합니다. 또한 농협이나 우체국 등은 지역 영세 자영업자에 맞춘 상품, 금리 우대 예적금 등 특화된 혜택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지금 쓰지 않는 통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내 급여·자동이체·카드 결제 등이 집중된 1~2개 통장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주거래은행 통합 전략’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내 통장부터 점검하는 절약 루틴
먼저,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www.payinfo.or.kr) 또는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 서비스에 접속해, 내 명의로 된 계좌 목록을 전부 확인해 보세요. 이 서비스는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보험사까지 포함한 전체 계좌 조회가 가능하며, 바로 해지까지 가능합니다.
또한 각 은행 앱에서는 휴면 계좌 복구, 수수료 면제 조건 조회, 입출금 알림 설정 등이 가능하므로, 알림 기능만 켜두어도 불필요한 비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 결제 계좌’와 ‘급여 계좌’는 동일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출금 내역이 집중되면 신용도도 높아지고, 이체 오류도 줄어들며, 금융 혜택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계좌 개수보다 중요한 건 ‘관리’
당신의 돈은 통장 수가 아니라 ‘집중과 점검’으로 지켜집니다. 지금 방치된 통장, 무심코 나가는 수수료, 의미 없이 쌓이는 잔액까지 모두 다시 정리해 보세요. 금융 루틴의 첫걸음은 ‘내 통장 파악하기’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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