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약국 피부관리’…현직 약사들이 말하는 솔직한 장·단점
약사 4人 증상별 맞춤 아이템 추천…“여드름·흉터·피부염 증상별 초기 대응 중요”
최근 SNS를 중심으로 약국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을 통해 피부 트러블을 관리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의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피부과를 방문하지 않고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의약품 관리 기준에 맞춰 제조된 만큼 안전성이 뛰어난 데다 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각자의 피부 타입이나 트러블 등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피부 관련 의약품이 달라지는 만큼 무분별한 사용은 오히려 피부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르데스크가 현직 약사 4인을 만나 피부 증상에 따른 추천 의약품과 사용법, 주의사항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피부과 전문의 등에 따르면 피부 트러블은 증상마다 관리법도 달라진다. 여드름의 경우 붉게 올라온 염증성 여드름인지, 좁쌀처럼 생긴 비염증성 여드름인지에 따라 필요한 성분이 다르다. 흉터 역시 색소 침착·붉은 자국과 울퉁불퉁하게 남은 흉터인지에 따라 관리법이 달라진다. 가벼운 피부염과 가려움증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 피부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확한 증상 파악과 올바른 성분 선택이 필수인 셈이다.
환절기 불청객 여드름, 염증·비염증 구분 후 치료해야
평소 여드름 방지에는 꼼꼼한 세안과 철저한 보습이 기본이다. 이미 여드름이 발생했다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여드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피지가 모공을 막아 생기는 좁쌀여드름과 염증이 동반되는 붉은 여드름이다.
비염증성 여드름은 좁쌀여드름이라고도 불리는 화이트헤드와 블랙헤드를 말한다. 피지가 모낭 내에 쌓여 생기는 것이 화이트헤드다. 블랙헤드는 화이트헤드가 공기 접촉으로 산화해 검은색을 띄는 여드름이다.
비염증성 여드름에는 애크린 겔이 효과적이다. 살리실산 2%가 주성분인 애크린 겔은 과도한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티트리 오일이 함유돼 피부 진정과 모공 수렴에도 효과가 있다. 용법은 1일 1회로 시작해 과도한 피부 건조가 생기지 않으면 하루에 아침, 저녁 2회로 늘린다. 피부 건조 및 벗겨짐이 생길 경우 이틀에 한 번으로 적용 횟수를 줄인다. 에크린겔 20g은 1만2000원~1만5000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염증성 여드름의 경우 소염 효과가 있는 애크논 크림으로 셀프 관리를 시작해볼 수 있다. 주성분인 이부프로펜피코놀이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소프로필메틸페놀이 여드름균 증식을 억제한다. 특히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어 하루 여러 번 바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방법은 세안 후 적당량을 1일 수회 여드름이 난 부위에 바른다. 애크논 크림 13g은 1만2000원~1만5000원 대에 구입 가능하다.
초기 대응 중요한 흉터…색소·붉은 자국엔 노스카나, 울퉁불퉁할 땐 더마틱스
흉터는 생기고 나면 완전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부가 간지럽다고 긁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상처 부위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멜라닌 색소 과다 생성돼 흉터의 착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흉터가 붉은 자국이 남은 경우라면 덱스펜타놀 성분이 함유된 노스카나 겔로 관리하는 게 좋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노스카나 겔은 1g당 덱스펜타놀 100mg, 헤파린나트륨 500IU, 알란토인 50mg이 함유돼 있다. 이 중 덱스펜타놀은 체내에서 비타민 B5(판토텐산)로 변환돼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색소 침착과 패인 상처 개선에 도움을 준다.
헤파린은 흉터의 핵심 성분인 콜라겐의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어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만든다. 알란토인은 각질을 녹여 다른 유효 성분들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도록 돕고 수분 공급을 원활하게 해 상처 회복을 돕는다. 사용법은 세안 후 1일 수회 바르는 것이다. 노스카나 겔은 1만4000원~1만7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흉터에는 보습이 중요하다. 건조한 상태에서는 콜라겐이 생성돼 흉터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더마틱스 울트라의 실리콘 성분이 효과적이다. 실리콘 성분은 피부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더마틱스 울트라의 특수 비타민 C 성분(테트라헥실데실아스코베이트)은 피부 깊숙이 침투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색소 침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최소 3개월 동안 꾸준히 발라야 한다. 더마틱스 울트라는 15g 2만3000원~2만7000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흉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과 인내다. 하루 2-3회 정기적으로 관리해도 완전히 없어질 때 까지 최소 몇 달에서 최대 몇 해가 소요될 수 있다. 흉터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는 켈로이드나 피부 속까지 패인 흉터는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피부염 원인 천차만별, 증상별 의약품 선정 주의해야
습진이나 발진 같은 피부염증은 일상 관리가 중요하다. 우선 자극이 될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해야 한다. 급격한 온도 변화, 건조한 환경, 스트레스 등은 피부염을 자극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가렵거나 붉어지는 증상이 시작됐다면 피부 재생을 돕는 비판텐으로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비판텐의 주성분인 덱스판테놀은 체내에서 비타민 B5로 전환돼 피부 재생을 돕는다. 피부 장벽을 개선하고 건조함이나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마스크로 인한 피부염이나 접촉성 피부염, 기저귀 발진, 햇볕에 탄 피부 등 다양한 증상에 활용할 수 있다.
양모 성분인 라놀린과 비즈 왁스가 들어있어 피부를 보호하면서도 숨을 쉴 수 있게 해준다. 피부가 여린 아기를 위한 연고로 출시됐지만 순한 성분의 연고로 입소문을 타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용법은 상처를 청결히 한 후 수시로 환부에 도포하면 된다. 비판텐 30g은 1만원~1만3000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가려움이나 붓기가 심해진다면 리도멕스 같은 순한 스테로이드제를 단기간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리도멕스 0.15%의 주성분인 프레드니솔론 발레로아세테이트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이다. 이 성분은 피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면역 반응을 조절해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염, 습진, 벌레 물린 데, 건선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 사용할 수 있고 하루 중 여러 번 도포가 가능하다. 사용법은 1일 수회 환부에 펴바르면 된다. 리도멕스 15g은 4000원~5000원 대에 구입 가능하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큰 만큼 오랜 기간 사용하는 건 피해야 한다. 증상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피부에서 진물이 나는 등의 이차 감염이 의심될 때는 즉시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손채영(61·여) 약사는 “여드름과 흉터, 발진 등의 초기에 적절한 약품을 사용한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괜찮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약품 사용은 약사의 지도 아래 올바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진 대경대학교 뷰티메디컬스킨케어전공 교수는 “피부는 신체의 주요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진료 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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