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아메리칸드림”...키 호이 콴, 오스카 감동의 순간[MK무비]
키 호이 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미국 이민 1세인 에벌린(양자경)이 다중 우주를 넘나들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수상의 의미는 컸다. 이 영화는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겪는 현실적 고충과 세대 갈등 등을 담아 호평받았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을 받아 최다 수상작의 영광을 안았다.
키 호이 콴은 무대에 올라 “엄마 저 오스카상 탔어요”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저는 굉장히 오랫동안 난민 캠프에 있었다. 보트에 타고 긴 여정을 통해 이렇게 큰 무대까지 올라왔다. 사람들은 이런 스토리는 영화에만 나오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믿을 수 없다. 이런 게 바로 아메리칸드림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정말 감사드린다. 모든 희생을 해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다. 제 형인 데이빗, 매일 전화를 해서 저를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진심으로 모두 감사드린다. 제 인생의 사랑인 제 아내 에코 후에 감사드린다. 매년 매달 20년 동안 저에게 이런 말을 해줬다. 언젠가는 당신의 시간이 올 거야, 당신의 시대가 올 거라는 말을 해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꿈을 믿으셔야 한다. 저는 제 꿈을 거의 포기했었다. 하지만 여러분 꿈을 계속 꾸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저를 다시 받아줘서 감사하다”고 객석을 향해 손키스를 날렸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영화 ‘인디아나 존스-미궁의 사원’(1994)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로 시상식을 찾은 스필버그 감독은 이날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키 호이 콴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어 해리슨 포드는 작품상 주인공으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호명했고, 무대에 오른 키 호이 콴은 해리슨 포드에게 입을 맞추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도 울컥한 순간이었다.
‘인디아나 존스’와 ‘구니스’를 통해 아역 배우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아시아계 배우로서 한계를 느낀 키 호이 콴은 스포트라이트를 뒤로 하고 스턴트 코디테이터가 됐다. 그런 그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인공이자 올해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 양자경이 출연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생각을 바꿨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오디션을 보고 배우로 돌아왔다.
키 호이 콴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에블린을 다중 우주로 이끄는 웨이먼드 역을 맡아 활약했다. 힙 색을 이용한 화려한 무술 액션부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련함을 연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그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 미국 배우 조합상 등에서 수상 행렬을 이어왔고, 오스카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 디즈니+ ‘로키’ 시즌2 출연을 앞둔 그의 여정은, “아메리칸드림”은 끝나지 않았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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