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꽃무릇 군락지, 가을 붉은 장관 무료로 즐기다

9~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산 전체가 이례적인 붉은빛으로 물든다. 연기가 피어오르듯 사찰 경내까지 퍼지는 꽃무릇 군락은 보기 드문 계절의 장면이다.

이 붉은 꽃은 생물학적으로 ‘꽃무릇(Lycoris radiata)’으로 분류되지만 잎과 꽃이 동시에 나지 않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 때문에 ‘상사화’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곤 한다.

실제로 ‘상사화’라는 이름은 본래 분홍빛의 Lycoris squamigera를 가리키지만 두 식물 모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않아 ‘그리움’과 ‘애틋함’을 상징하는 동일한 문화적 의미를 공유한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과 상징성 덕분에 꽃무릇은 매년 같은 시기, 동일한 장소에서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한 관상용 식물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된 이 꽃은 이제 다양한 예술 공연과 체험 행사의 중심 소재가 되고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특히 사찰이라는 고즈넉한 공간과 결합된 풍경은 일반적인 가을 축제와는 결이 다른 정서적 울림을 형성한다. 사진을 남기기 위한 일회성 관람을 넘어, 꽃무릇과 그에 얽힌 문화적 의미를 함께 체감할 수 있는 계절성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꽃이 가장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맞춰 펼쳐지는 가을 대표 축제에 대해 알아보자.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

“연간 단 10일만 열리는 꽃길·공연·전시 복합형 가을축제”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450 일원에서 열리는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는 상사화 개화 시기에 맞춰 매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개최되는 계절성 지역문화 행사다.

제25회를 맞는 올해 축제는 오는 9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10일간 열리며 ‘상사화랑 머물GO!, 상사호랑 찍古!’를 주제로 상사화의 자연미와 문화적 상징성을 연결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축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무릇 자생지인 불갑산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산사 전체가 붉은색 상사화로 물든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희소성 높은 경관이 형성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상사화 주제공연과 공식 기념식을 비롯해, 상사화 군락지 중심으로 걷는 ‘상사화 꽃길 걷기’, 야간 조명 연출과 함께하는 ‘상사화 달빛야행’ 등이 마련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공연 행사에는 창극과 국악단 공연, 산사음악회 등 전통예술이 포함되며 지역 예술 단체의 무대도 함께 구성된다. 경연 행사로는 상사화 대학가요제와 꽃맵시 선발대회, 전국 다문화 모국 춤 페스티벌, 군민가요제, 다솜가요제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전시 행사는 상사화 주제관을 중심으로 분재, 약용식물, 야생화 등 식물 전시와 시화전이 병행된다.

체험 행사는 SNS 사진인화, 사랑의 연줄 드리우기, 축제와 연계한 관광지 투어, 상사화 우체통 체험, 전통 혼례 재현인 상사화 결혼식 등 실질적 참여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상사화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공연·참여 프로그램이 통합된 문화예술행사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반영됐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영광군 ‘불갑사’)

올해는 친환경 운영 방식을 도입해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빈백쉼터와 모유수유실, 물품보관함, 셔틀버스 운행 등 기반 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입장은 무료이며, 축제 기간 내내 별도의 티켓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행사는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축제 장소 인근에는 충분한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 서비스, 의료지원반 운영 등 접근성과 안전성 또한 강화된 상태다.

전국 최대의 상사화 자생지에서 짧은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계절 한정의 풍경을 찾고 있다면,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 붉은 꽃으로 물든 사찰 명소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