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바쁘면 아이와 오래 놀아주지 못한 날이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큰 계획을 세우거나, 못 해준 만큼 더 챙겨줘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배우 남성진도 어린 시절 바쁜 엄마를 붙잡았습니다. 촬영을 나가려는 김용림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엄마 촬영하지 마, 같이 놀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용림도 그런 아들을 두고 울면서 촬영장에 간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1. 아이가 기억한 도시락
그런데 남성진의 기억에는 다른 장면도 함께 남아 있었습니다.
김용림은 밤샘 촬영을 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온 날에도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을 직접 싸줬다고 합니다. 남성진은 “그렇게 안 하면 어머니가 마음이 불편하셨던 것 같다”고 떠올렸습니다.
오래 놀아준 기억만 돌봄으로 남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 큰 보상보다 반복
여기서 중요한 건 “바쁜 부모라면 도시락을 직접 싸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와 보내지 못한 시간을 한 번의 큰 선물이나 특별한 외출로 채우려 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매일 아침 인사를 해주는 일, 잠들기 전 잠깐 이야기를 듣는 일처럼 반복되는 작은 돌봄이 아이에게 더 또렷하게 남을 수도 있습니다.
남성진에게는 그중 하나가 엄마가 챙겨준 도시락이었던 셈입니다.

3. 시간이 적을 때 볼 것
바쁜 부모가 가장 먼저 따지기 쉬운 건 “오늘 몇 시간을 같이 있었나”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양만으로 부모와 아이의 하루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가 “엄마는 이것만큼은 기억해줬다”고 느끼는 일이 있는지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50대가 된 남성진에게도 김용림은 지금까지 밥을 챙겨 먹는지 묻는 엄마로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와 오래 함께하지 못한 날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것으로 보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오래 함께했는지와, 어떤 돌봄이 반복해서 남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바쁜 집일수록 우리 아이가 매일 당연하게 기다리는 작은 일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