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로선 너무나 얄미운 오지배' LG 오지환, 흐름을 바꾼 재치 만점 수비

'왜 안 잡나 했네'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2회말 1사 1,2루 한화 이도윤 뜬공 때 LG 유격수 오지환이 고의낙구를 통해 더블 플레이 상황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유격수 오지환(35)이 베테랑다운 노련하고 재치 있는 수비로 한화를 울렸다. 수비 하나로 경기를 지배하는 장면을 만들었다.

오지환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와 한국 시리즈(KS) 3차전에서 유격수로 출전해 2회말 관록의 수비로 팀의 위기를 구했다. 선취점을 내준 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이도윤의 뜬공을 일부러 잡지 않고 더블 아웃을 이끌어냈다.

한화는 2회말 채은성, 하주석의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최재훈의 좌전 안타로 선취점을 냈다. 짧은 안타였는데 LG 좌익수 김현수의 포구 실책으로 점수가 났다. 1사 1, 2루 득점권 상황이 이어져 LG로선 위기였다.

그런데 이도윤이 LG 선발 손주영의 3구째를 공략한 타구가 떴다. 오지환이 2루를 넘어 외야 잔디까지 짧은 타구를 쫓았는데 잡지 않고 떨궜다. 심판진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상황을 놓치지 않았다.

오지환은 재빨리 2루로 송구해 1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켰다. 뒤늦게 3루로 뛰던 2루 주자 하주석은 협살에 걸려 횡사하면서 더블 아웃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한화 주자들로선 뜬공 아웃 뒤 더블 아웃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대로 베이스에 머물렀는데 이를 오지환이 재치 있게 이용한 것.

2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2회말 한화 공격이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한화 김경문 감독이 심판진에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은 데 대해 항의했다. 인플드플라이가 선언됐다면 타자만 아웃이 되고 주자는 살아 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항의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한화는 추가점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끊긴 셈이었다.

그러자 LG 쪽으로 흐름이 왔다. 3회초 구본혁의 내야 안타와 2사에서 터진 신민재의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4회초에는 4번 타자 김현수가 한화 선발 코디 폰세의 체인지업을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는 1점 홈런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LG로선 오지환의 수비가 값질 수밖에 없었다. 한화 입장에서는 얄미운 오지환의 수비였다.

대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