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 대전]④ 대세는 통합형…암 진단시 보험료 '0원' 가시화

암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품 라인업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보험료 할인, 보장금액 확대에서 나아가 고차원적 접근으로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특히 의료기술 발달과 정기 건강검진 안착으로 암 조기발견 빈도가 높아지고, 고가의 최첨단 장비 도입으로 검사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암보험 보장 영역의 변화가 촉진됐다.

17일 <블로터>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분석한 결과, 이달 나란히 출시된 메리츠화재의 'The건강한내Mom대로5.10.5', 교보생명의 '암·간병평생보장보험' 등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이 밖에 전이암 보장 강화를 내걸고 전이암 발병 시 일반암진단비도 함께 지급하는 통합형 암보험 상품도 눈에 띈다.

'The건강한내Mom대로5.10.5'는 업계 최초로 보험료 납입 면제에 포인트합산제를 적용했다. 기존에는 암 진단이나 뇌출혈 진단,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등 개별적인 사유가 발생해야 보험료 납입을 면제했다.

이 경우 중증질환이 아니면 납입면제 가능성이 낮아 경증질환자가 많아지는 현재의 유병력자 추세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의료기술 발달로 여러 질환이 동시에 발견되는 빈도가 높아졌고, 경증질환으로도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이 점을 고려해 특정 질환이 아니라도 납입면제 가능성을 높인 포인트합산제를 상품에 포함했다. 기존에도 납입면제 사유에 해당했던 질병은 포인트와 상관없이 납입면제된다.

메리츠화재가 보험료 납입면제에 포인트 합산제를 적용했다. /이미지='The건강한내Mom대로5.10.5' 약관에서 발췌

약관에 따르면 통합포인트 대상 질병은 A와 B로 분류해 진단 확정 시 A군에 속하면 5점, B군에 속하면 3점을 부여한다. A, B군과 관계없이 3일 이상 계속입원이 동반되는 수술로 판정되면 3점이 더해진다. 이렇게 합산한 점수가 10점을 넘기면 납입면제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A분류군에 속하는 심근병증(I42) 진단을 받고 1년 후 다른 A분류군에 속한 다발경화증(G35) 진단을 받게 된다면 5점씩 2회 적립돼 총 10점으로 납입면제 사유가 된다.

심근병증 진단 이후 심근병증과 같은 분류군에 속하지만 달리 분류된 질환에서의 심근병증(I42) 진단을 받으면 5점만 1회 적립된다. 이후 포인트가 추가되면 기존 5점에 합산해 납입면제 판정을 받게 된다.

만약 A분류군에 속하는 유방제자리암(D05)과 B분류군에 속하는 심장부정맥(I49)으로 각각 진단됐다면 합산점수는 8점이 된다. 여기서 3일 이상 계속입원을 동반한 수술까지 이뤄지면 총 11점으로 납입면제된다.

교보생명도 이달 출시한 '암·간병평생보장보험'에 종신보험 상품에서 보편화된 '진단금+기납입보험료 합산' 보험금 지급 구조를 암 진단비 특약(암, LTC진단보험료환급특약)에 도입했다.

암으로 진단되면 주계약 납입보험료를 전액 환급받아 부족한 치료비나 간병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후 납입면제로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고도 사망진단금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암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만약 납입완료 이후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에 주계약 납입보험료의 50%에 해당하는 사망보장증액 보너스를 추가로 지급해 미래 화폐가치 하락분을 상쇄했다.

교보생명은 보험대리점(GA) 교육자료에서 이 상품이 10~15년의 비교적 짧은 납입기간을 선호하는 4060대 고객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약환급률을 50대 남성 15년납 기준 120%대로 설정해 노후생활자금과 건강보장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생애주기에 맞춰 폭넓은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암·간병보장을 결합한 종신보험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MG손해보험의 'NEW아이조아어린이보험' 등 건강보험 상품과 현대해상의 '간편한311건강보험' 등 유병자 상품에 포함된 통합형 암 진단비와 통합형 전이암 진단비를 중복 지급해 상대적으로 위험한 전이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상품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암보험 시장이 상당히 포화된 만큼 완전히 새롭다고 체감할 정도의 상품은 더 이상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상품에서 약간 변형돼 나왔던 특약을 조합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