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구황식량이었는데…" 요즘 다시 뜨고 있다는 '한국 해조류'

여름 바다에서 가장 튼실하게 자란다는 '톳'
톳은 여름철에 먹기 좋은 해조류 중 하나다. / JAEHOON JUNG-shutterstock.com

여름철 바다는 생선만 넘쳐나는 곳이 아니다. 바닷속에서는 해조류도 햇볕과 바닷물을 머금고 왕성하게 자라난다. 다시마, 미역, 우뭇가사리 같은 해조류는 육지의 채소와는 전혀 다른 질감과 풍미를 지녔다. 꼬들꼬들한 식감과 짭짤한 바다 내음, 다양한 조리법 덕분에 예로부터 식탁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랜 시간 사람들의 밥상에 오른 해조류가 하나 있다. 이 해조류는 과거에는 봄철 기근을 버티는 데 쓰인 구황식량이었고, 지금은 도시락 반찬, 김밥 속 재료, 건강식 샐러드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해안가의 돌 틈이나 얕은 조간대에서도 자라는 해조류지만, 제대로 손질하고 조리하면 맛과 영양이 모두 살아난다.

바로 '톳'이다.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용한 식재로 쓰이는 톳에 대해 알아본다.

제주 해안에서 난 것이 가장 맛있다는 '톳'

톳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톳나물, 따시래기, 흙배기라고도 불리는 톳은 갈조식물 모자반과의 바닷말로, 조간대 하부에 서식하며 유성세대만 존재하는 다년생 해조류다.

주로 동북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 일본, 중국에 많이 서식하는 톳은 경사가 완만한 암초지대나 파도가 심하지 않으며 뻘이 약간 덮인 지역에 큰 군락을 이룬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해안에 분포하며, 타 지역에서는 다 자라도 50~60cm 정도로 자라지만 제주 근해에서는 1m 이상 자라기 때문에 제주 해안이 톳이 자라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톳은 섬유상의 뿌리를 가지고 있으며 줄기는 원뿔형이다. 잎은 주걱모양으로 하부에서만 볼 수 있고 다육질이며 작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찬바람이 나면 어린 싹이 나와 겨울을 견딘 후 봄철에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전국의 다양한 톳 요리

톳밥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톳 요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불린 톳을 밥처럼 푹 쪄 만드는 톳밥이지만, 실제로는 무쳐 먹는 방식이 더 흔하다.

이 톳밥은 옛날 쌀이 떨어진 춘궁기 보릿고개에 조상님들이 자주 해먹던 요리로, 그냥 톳만 넣어서 짓기도 하고, 홍합이나 굴, 야채 등의 부재료를 함께 넣어서 톳에 부족한 영양과 맛을 더하기도 한다.

톳 무침 자료사진. 해당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재연하였습니다. / 위키푸디

그밖에도 국을 끓이거나 조미해서 밥에 올려 비벼 먹기도 하며, 최근에는 샐러드용이나 김밥에 넣는 부재료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톳만으로 무쳐도 좋지만 무, 오이, 콩나물을 곁들이면 바다향과 채소의 신선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강원도에서는 고추장무침을 많이 하지만 제주도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된장무침, 경남 지역에서는 멸치젓국을 넣어 무치기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톳을 두부와 함께 양념해서 버무리는 톳두부무침도 즐겨 먹는다.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인 '톳'

톳은 철분과 비타민C가 풍부해 빈혈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해조류에 풍부한 알긴산과 후코이단 성분이 체내 중금속과 유해 물질을 흡착해 배출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톳은 다이어트와 체중 관리에도 유용하다. 칼로리는 낮지만 포만감이 크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기능 개선과 변비 예방에 좋다. 특히 식이섬유는 녹채류보다 2, 3배 많으며, 생톳보다 말렸을 때 식이섬유질이 더 많아진다.

그밖에도 항산화 성분이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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