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포트] '영업이익률 10% 기록' 보령, 순익은 뒷걸음

/사진 제공=보령

보령의 수익성 중심 체질개선 노력이 올해 2분기에 빛을 발했다. 주력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순이익은 금융손실 탓에 60% 이상 줄었다. 본업에서는 이익을 냈지만 비영업 손실이 최종 손익을 갈랐다.

사상 처음 영업이익률 10% 넘어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령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1%로 1년 전(7.9%)보다 2.2%p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15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4921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 0.5% 감소한 액수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 이유는 전략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자가제품 매출은 13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억원 늘었고 매출 비중은 52.6%로 3.8%p 상승했다. 고마진제품 비중 확대와 함께 원가율 하락으로 매출총이익률은 38.7%로 1.6%p 개선됐다. 판매관리비 비중도 23.0%로 1.2%p 낮아졌다.

전략품목들도 고르게 성장했다. 듀카브(54억원), 엘제로젯(10억9000만원), 트루버디(7억5000만원)는 모두 전년 대비 90% 이상 늘었고, 트루버디는 시장점유율 11.7%로 당뇨병 시장 3위에 올라섰다. 회사는 고수익 제품군에 집중하면서 수익성과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순이익은 뒷걸음질, '비영업 손실 영향'

보령의 올해 2분기 실적 /자료=공시

반면 순이익은 영업이익 회복세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보령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동기(237억원)보다 62.5% 줄었다. 같은 기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106억원으로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이 비영업손실로 상쇄됐다.

핵심 원인은 외화환산손실이다. 올 2분기 금융손실은 144억원으로 전년동기(18억원)보다 160억원 이상 악화됐다. 실질적인 현금유출은 없는 비현금성 손실이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외화표시자산의 장부가치 하향이 순익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비용도 회계에 반영됐다. 보령은 올 2분기 총 1994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에 올 2분기 회사의 금융비용은 전년동기의 24억원에서 667.6% 불어난 185억원으로 커졌다. 보령은 3월  말 한국기업평가 공시에서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공모사채(52-1, 52-2회차 각 500억원)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가 회사채를 찍은 것은 2020년 6월 이후 5년 만이다.

신사업 투자 손익전환은 '아직'

특히 이번 2분기 외화환산손실은 과거 신사업의 일환으로 투자했던 미국법인의 자산이 환율하락의 영향을 받은 데서 비롯됐다.

보령은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스페이스를 비롯해 헬스케어 벤처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해왔다. 직접출자는 물론 현지법인을 이용한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운영 등으로 외화표시자산 비중을 늘려왔다. 이들 자산은 환율하락 시 장부가치가 줄어들며 평가손실로 반영된다.

회사는 액시엄스페이스와의 합작법인인 '브랙스스페이스'에도 10억2000만원을 출자해 지분 51%(1분기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법인은 우주 인프라와 의학연구 플랫폼 협력 등 보령의 신사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 같은 신사업 확대 기조에 따라 보령은 지난해 자회사인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순이익 감소는 환율변동에 따른 평가손실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결과"라며 "내부적인 유동성이나 재무구조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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