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전략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볼보 vs 렉서스, 명암 갈린 성과

렉서스는 질주, 볼보는 제동
전략이 만든 4위 싸움의 명암
하이브리드 방식이 판을 갈랐다
EX30/출처-볼보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와 렉서스가 나란히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판매량에서 렉서스는 전년 대비 19.0% 증가한 8963대를 기록하며 7782대를 판매한 볼보를 앞질렀다. 두 브랜드의 희비는 하이브리드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동화에 발목 잡힌 볼보의 성장 정체

2019년부터 매년 1만 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던 볼보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23년 역대 최대치인 1만 7018대를 기록하며 연간 순위 4위에 오른 볼보는, 2024년 판매량이 1만 5051대로 줄어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 올해 1~7월은 7782대를 판매했다.

XC60/출처-볼보

업계에서는 볼보가 추진한 전동화 전략이 오히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2021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 차종에 디젤·가솔린 엔진을 제외하고 전기차,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만 적용했지만,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모델 노후화와 신차 출시 지연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력 모델인 XC60은 2017년 출시된 2세대 차량의 2차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4년 만에야 부분 변경됐다.

당초 2023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소형 전기 SUV EX30 역시, 소프트웨어 문제 등으로 인해 올해 2월에야 출시됐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잠재 고객들이 경쟁 모델인 기아 EV3 등으로 이탈했다.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상반기에는 환율 변동성과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하반기에는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를 통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로 질주한 렉서스의 반사이익

반면, 렉서스는 볼보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전략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1~7월 렉서스는 8963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했고, 하이브리드 중심의 라인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와 렉서스를 합친 판매량은 총 1만 4242대로, 이 중 1만 4091대(99%)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ES 300h/출처-렉서스

렉서스는 오래전부터 풀하이브리드(FHEV)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고수해왔다.

전기 에너지로 기본적인 주행이 가능하고, 고출력이 필요할 경우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지역에서도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어 전기차에 회의적인 소비자층을 흡수하는 데 유리했다.

ES300h, NX350h, RX350h 등 세단과 SUV를 아우르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기차 판매 둔화 국면에서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는 결과로 이어졌다.

볼보, 신형 모델로 추격 시동

하반기 들어 볼보는 S90과 XC60 등 신형 모델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플래그십 세단 S90은 전장 5미터가 넘는 차체에 넉넉한 실내 공간, 6500만 원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중형 SUV XC60은 ‘가성비’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S90/출처-볼보

두 모델 모두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한 11.2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네이버 웨일 기반의 OTT·SNS 연동 기능, 그리고 최신 주행 보조 시스템을 기본 탑재하며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특히 XC60 B5 울트라 트림은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장착돼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높였다.

업계는 볼보의 신형 라인업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렉서스는 올해 신차 출시가 없어 기존 모델에 의존하고 있어, 상품성 측면에서 볼보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XC60/출처-볼보

볼보와 렉서스는 각기 다른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수입차 시장에서 상반된 성과를 나타냈다.

볼보는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냈지만 신차 지연과 수요 둔화로 실적이 하락했고, 렉서스는 오랜 기간 다져온 풀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반기에는 볼보의 신형 모델 출시 효과와 렉서스의 안정된 판매 흐름이 맞물리며 양사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