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앞둔 한동훈, '여사 해법 3대 요구' 들고 쇄신 드라이브 강수
유영규 기자 2024. 10. 17. 12:18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아 들자 곧바로 강력한 '당정 쇄신'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당정 지지율의 동반 추락과 김건희 여사 의혹 등 악재 속에 전통적 텃밭이지만 '격전지'로 인식됐던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에서 압승을 이끌자 본격적인 '액션'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쇄신 드라이브의 초점은 김 여사에 맞춰졌습니다.
비록 재보선 '선방'으로 한차례 고비는 넘었지만, '선거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의 잇단 폭로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불기소, 야당의 김여사 특검법 재발의 등으로 '김 여사 이슈'는 여전히 여권에 '최대 뇌관'으로 작용 중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표는 오늘(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대외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제기되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김 여사를 향한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특히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으니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며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강조했습니다.
그간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명해온 것과 달리, 오늘은 공개회의 석상에서 김 여사를 거명해 정면으로 공식 요구를 내놓아 주목됩니다.
이는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자신의 요구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대표의 이런 3대 요구는 김 여사뿐 아니라 다음 주 초 독대 회동이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집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마주 앉는 자리가 마련되면 직접 김 여사와 관련된 '적절한 조치'를 직접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오늘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결을 대통령에게 강하게 진언할 의지가 있는지'라는 사회자 질문에 "그것은 분명하다"며 "한 대표가 계속 언급했던 것이 일시적인 빈말이 아니고 대통령과 마주 앉아도 그 문제에 대해 기탄없이 다 얘기를 드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와 관련한 '3대 요구'를 내놓음에 따라, 윤 대통령이 부인에 대한 여당 대표의 공개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느냐에 따라 당정 관계는 물론 여권의 권력 지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각자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이른바 '빈손 회동'이 될 경우 한 대표와 대통령실, 당내 친한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은 라디오에서 "독대를 앞둔 상황에서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용산도 한 대표도 상대에 대해 '톤다운'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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