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BMW X5 VS 볼보 XC90, 패밀리 PHEV SUV 대결!

수입 E 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또렷한 두 모델을 시승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BMW X5 x드라이브(Drive)50e와 볼보 XC90 리차지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갖춘 전동화 모델로, 효율적인 패밀리카를 찾는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크기와 성능, 편의기능 등 다양한 관점에서 비교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글|사진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BMW X5 x드라이브50e는 부분 변경을 거친 4세대 X5의 PHEV 버전이다. 기존 모델인 X5 x드라이브45e보다 엔진 출력은 물론, 배터리 용량도 25% 높여 종합적인 주행 성능과 효율을 개선했다. 새 패밀리룩을 적용한 실내외 디자인도 특징.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12월까지 583대를 판매하면서 직전 모델의 바통을 완벽하게 이어 받았다. 가격은 1억3,620만원이다(M 스포츠 패키지 프로 기준).

함께 비교한 볼보 XC90 리차지 T8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 2015년 탄생한 2세대로, 벌써 1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다. 대신 틈틈이 연식 변경을 치르며 디자인과 편의장비를 꾸준히 개선해왔다. 스포티한 감성을 녹여낸 R-디자인 에디션을 한정적으로 선보이고, SKT와 협업해 만든 T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빠르게 투입했다. 가격은 1억1,520만원(얼티밋 단일 트림).

① 차체 크기 및 디자인 비교

<표 1. 차체 크기>

첫 번째 비교 항목은 겉모습이다. 두 대를 나란히 세워보면 길이와 너비, 높이의 명확한 비례 차이를 알 수 있다. XC90은 옆에서 바라봤을 때 늘씬하다. 앞뒤 길이와 휠베이스가 20, 9㎜씩 여유롭기 때문. 반면 X5는 45㎜ 넓은 어깨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몸무게는 앞뒤 차축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더 큰 배터리를 얹은 X5가 한층 무겁다.

체격은 XC90이 한수 위. 다만 외모는 최신 모델인 X5가 신선하다. 헤드램프 속 괄호(<) 모양 주간 주행등은 물론, ‘M 스포츠 패키지 프로’ 트림의 블랙 컬러 부품들이 시선을 끈다. 그래픽을 바꾼 리어램프와 부드럽게 작동하는 방향지시등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XC90은 오랫동안 봐온 익숙한 외모지만,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한 새 21인치 휠을 신었다.

② 실내 공간 비교

X5의 1열에는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모니터를 연결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있다. 여기에 공조장치를 포함한 여러 기능을 통합해 대시보드 위 물리 버튼을 크게 줄였다. 최근에는 OS 8.5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하기도 했다. 기어레버 역시 최신 BMW에 들어가는 크리스탈 레버로 교체했다. 근처에 주행 모드와 배터리 잔량 유지 버튼 등을 가지런히 모았으며, 차고를 조절하는 레버도 마련했다. 커버 아래 자리한 컵홀더는 냉·온장 기능을 지원한다. 센터 암레스트에 열선을 넣는 세심함도 돋보인다.

XC90의 실내는 ‘첨단’ 대신 ‘안락함’을 추구한다. 화려한 조명이나 초대형 디스플레이처럼 눈길을 확 사로잡는 요소는 없지만, 북유럽 가정집에 들어와 있는 듯한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꽤 흐른 디자인이지만 가죽과 나무, 금속의 조합은 여전히 고급스럽다. 최고의 자동차 오디오로 평가받는 19개 스피커의 ‘바워스 앤 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XC90의 무기. X5의 16개 스피커 하만카돈 시스템도 괜찮지만, XC90의 오디오 성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볼보만의 강점이다.

2열부터는 XC90의 확연한 장점이 드러난다. 바로 ‘공간’이다 길쭉한 허리와 앞 바퀴 굴림 플랫폼이 한층 넉넉한 무릎 공간을 만들어냈다. 좌우로 이동할 때 X5는 1열 시트 사이 콘솔에 발이 걸렸지만, XC90에서는 부담 없이 오갈 수 있었다. 가운데 자리에는 볼보만의 부스터 시트도 넣었다. 쿠션을 한 단계 접어 올려 카시트를 장착하지 않고도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등받이 각도 조절도 X5는 불가능하지만, XC90은 편안하게 기울일 수 있다. 단, 시트의 안락함은 엉덩이 받침 길이가 긴 X5가 조금 더 낫다.

XC90에는 3열 시트도 있다. 바닥 쿠션이 얇고 등받이 각도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2열 시트를 앞뒤로 조정할 수 있어 짧은 시간 이동하기엔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컵홀더와 작은 수납공간, C-필러 송풍구, 3열 전용 스피커까지 넣어 탑승객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외에 2열 편의기능 구성은 비슷하다. 좌우 독립식 공조장치와 열선시트, USB-C 포트 2개, 센터 암레스트 및 컵홀더, 수동식 창문 커튼,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빼곡하게 챙겼다.

트렁크 용량은 XC90의 완벽한 승리다. 2열 시트까지 펼쳤을 때 유럽 VDA 기준 640L로, X5의 500L를 넉넉하게 앞선다. 3열 시트까지 모두 펼쳐도 262L를 확보할 수 있다. X5만의 특징은 위아래로 나눠 열리는 트렁크 패널. 아래쪽을 올려두면 짐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을 수 있고, 내린 뒤에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짐을 넣을 때 범퍼 도장면을 보호할 수 있다. 볼보의 트렁크에는 적재 공간을 절반으로 나눌 수 있는 매립식 패널이 있다. 뒤쪽 차고를 낮추는 기능과 12V 소켓은 두 차에 모두 들어갔다.

공간감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레이저 측정 장비로 적재공간의 가로와 세로, 트렁크 입구에서의 높이를 재봤다. XC90은 각각 1,124×1,180×794㎜. X5는 1,118×956×767㎜다. 예상대로 가로 폭과 높이는 비슷했지만, 입구부터 2열 시트까지의 거리는 XC90이 224㎜나 길었다. 3열 시트 등받이까지의 거리는 625㎜.

③ 주행성능 비교

<표 2. 파워트레인 성능>

두 차는 효율 좋은 하이브리드지만 동시에 합산 최고출력이 400마력을 훌쩍 뛰어넘는 고성능 모델이기도 하다. X5는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로 489마력 및 71.4㎏·m를 뿜어낸다. XC90의 심장은 직렬 4기통 2.0L 엔진. 여기에 터보차저는 기본, 수퍼차저까지 맞물리고 뒤 차축에 전기 모터를 더해 462마력 및 72.3㎏·m를 낸다.

<표 3. 가속 시간 및 제동거리>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X5가 4.8초, XC90이 5.3초다. 과연 실제 가속 성능은 어떨까? 계측기를 달고 각각 두 차례에 걸쳐 0→시속 100㎞ 가속 시간을 측정했다. 당시 외부 기온은 영하 14℃. X5는 순정 타이어보다 폭이 앞 10㎜, 뒤 20㎜씩 좁은 윈터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었다. 계측 결과 X5는 5.24초와 5.34초를 기록. XC90은 5.50초 및 5.56초를 연달아 달성했다.

다음은 제동 성능. XC90은 단번에 33.6m을 기록했다. 지난 B6와 T8 트림 비교시승 영상에도 나타났듯, XC90의 제동력은 덩치에 비해 꽤 훌륭하다. 역시 ‘안전’에 관련한 기술만큼은 믿음직하다. 2차 시기에서도 33.9m로 약간 늘어났을 뿐이다. X5는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윈터 타이어와 185㎏ 더 무거운 공차중량 등 불리한 조건이 겹치며 평균 42.8m를 기록했다. 얼어붙은 노면과 윈터 타이어의 조합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총 4일의 시승 기간 동안, 나와 후배 기자는 각각 X5와 XC90의 운전대를 잡고 도심과 고속도로, 굽잇길을 맘껏 달렸다. 입을 모아 칭찬한 점은 ‘승차감’과 ‘고속 안정성’이다. 비결은 두 차에 들어간 에어 서스펜션. X5는 전 트림 기본 사양이고, XC90은 오직 T8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도로 위 요철을 매끈하게 삼키고, 주행 상황에 따라 지상고를 조절해 안정감과 효율을 높인다. 시속 100㎞를 훌쩍 넘긴 속도에서도 차체와 땅을 견고하게 연결해 심리적으로 여유롭다.

촬영 장소로 이동하며 시속 80㎞로 달리던 중, 소음측정기로 방음 성능도 체크해봤다. 그 결과 XC90의 실내가 조금 더 고요했다. 60~65㏈(데시벨)을 꾸준히 기록한 반면, X5는 66~71㏈ 사이를 오갔다. 귀를 즐겁게 만드는 생생한 배기 사운드가 평균치를 높였다.

그런데 온몸의 감각을 집중할수록 종합적인 승차감은 X5가 더 고급스러웠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BMW 배지를 달고 있지만, 얌전하게 달릴 땐 플래그십 SUV 수준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뽐낸다. 노면 굴곡에서 오는 진동을 거르고 자세를 가다듬는 실력이 일품이다. 2.5t(톤)이 넘는 육중한 몸무게도 서스펜션의 역할을 좀처럼 방해하지 못했다.

XC90 T8도 일반 서스펜션이 들어간 하위 트림보단 승차감이 좋다. 하지만 XC90의 하체가 기본적으로 탄탄한 편이다. 물결치듯 넘실대는 주행 감각을 기대했다면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 같은 방지턱을 넘을 때 X5는 아스팔트와 방지턱 사이의 경계를 지워내고, XC90은 바퀴가 받는 힘을 보다 선명하게 전달한다. 어디까지나 ‘X5와 비교했을 때’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어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굽잇길에 뛰어들었다. 핸들링 성능은 예상대로 X5의 완승. 주행 모드를 따라 손맛이 살아난다. 에어 서스펜션도 지상고를 낮추며 무게중심을 더욱 끌어내린다. 불과 3분 전까지 극강의 안락함을 자랑했던 SUV가 코너를 마주하자 꽁꽁 숨겨두었던 활기를 마음껏 펼쳤다. 6기통 엔진의 풍성한 음색도 덤. 운전대의 직관성·코너링 안정성·탈출 가속까지 X5의 우세였다.

원인은 두 차의 구동 방식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X5의 전기 모터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자리한다. 즉 모든 힘은 8단 자동변속기를 거친 뒤 네 바퀴로 흐른다. 선회 시 각 바퀴에 필요한 출력을 자연스럽게 배분할 수 있는 이유다. XC90은 엔진이 앞바퀴를, 전기 모터가 뒷바퀴를 굴린다. 프로펠러 샤프트와 트랜스퍼 케이스가 없어 가볍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굽잇길을 돌아나갈 때 종종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다.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동력원이 엇박자를 만들어내는 듯했다. 일상에서 부족함 없었던 조향 감각도 산골짜기 국도에선 2% 아쉬웠다.

④ 유지비 및 보증기간

가장 어려운 비교는 ‘유류비’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완속 충전 여부에 따라 유류비가 극명하게 나뉜다. 두 라이벌의 1회 충전 전기 주행거리는 X5 x드라이브50e가 77㎞, XC90 리차지 T8이 56㎞다. 전기 모터 효율은 1㎾h당 3.2㎞를 달리는 XC90이 앞섰고(X5: 2.6㎞/㎾h), X5는 약 10㎾h 큰 배터리로 주행거리에서 승리했다. 실제로 전기 모터만 작동해 달려본 결과 X5는 계기판상 잔여 주행거리만큼 이동했다. 반면 XC90은 완충 시 70㎞ 이상을 표시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원래 수치대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서 알아두면 좋을 차이점이 있다. XC90은 메뉴의 주행→배터리 사용 항목에서 ‘충전’을 선택하면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X5는 ‘배터리 홀드’ 기능밖에 없다. 현재의 전력량을 유지한다는 뜻으로, 배터리를 소모하기 시작하면 100%로의 자력 충전이 불가능하다. 대신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해 엔진 구동 시간을 늘리면 주행 중 배터리 회복 속도가 소폭 상승한다.

<표 4. 가격 및 유지비, 보증기간>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비례한다. 2,998㏄의 X5는 77만9,480원, 1,969㏄의 XC90은 51만1,940원을 매년 납부해야 한다. 약 27만 원 차이로, 차종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줄 요소는 아니다. 오히려 각 제조사의 보증기간을 살펴보길 권한다. 일반 부품과 엔진 및 동력전달 계통 보증기간은 볼보가 유리한데, 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은 BMW가 4만㎞ 더 여유롭다.

BMW는 보증 연장 프로그램이 있다. 가장 높은 등급인 ‘워런티 플러스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기본 보증을 5년/30만㎞로 늘릴 수 있다. 픽업&딜리버리와 긴급출동, 사고차 견인 서비스도 마찬가지. 신차교환 프로그램과 자기부담금 지원 프로그램은 2년/무제한㎞며, 토탈바디케어는 2년/4만㎞를 제공한다. 가입비용은 X5 기준 48만 원이다.

볼보는 보증 연장 대신 다른 혜택을 준비했다. 2020년 6월 1일 이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작업한 유상 수리 부품에 ‘평생 보증’을 제공한다. 같은 해 12월 1일부터는 사고 수리로 교체한 부품에도 평생 보증을 적용한다. 1999년식 이후 전 모델(일부 차종 제외)에는 무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지원한다. 또한 XC90과 S90 고객에게는 5년/10만㎞까지 매년 2회의 무상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⑤ 총평

X5 x드라이브50e와 XC90 리차지 T8의 장단점은 생각보다 명확했다. 운전 자체를 좋아한다면 답은 X5다. 출력과 승차감, 핸들링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에어 서스펜션의 장점을 100% 활용해 이상적인 주행 질감을 완성했다. 안전성도 훌륭하다. 아직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신형 X5의 안전등급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평가표를 보면 이미 최고점(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을 받은 XC90과 거의 똑같은 점수를 획득했다.

여러 명이 이동하고 싶을 때 끌리는 차는 볼보다. XC90은 모든 탑승객에게 친절하다. 아늑한 인테리어와 쾌적한 뒷좌석, 무엇이든 삼킬 수 있는 트렁크, 전 좌석에 고음질 사운드를 선물하는 스피커가 4인 이상 가족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기본 옵션인 3열 시트와 수입차 중 제일 편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시작 가격도 X5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제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