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한화 두산에 덜미. 와이스 4.1이닝 6실점 패전!

한화 이글스에게 9월 2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전은 뼈아픈 패배였다. 0대7이라는 스코어는 단순한 점수 차를 넘어, 시즌 막판 선두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한화에게 큰 충격이었다. 특히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무너졌다는 점은 더욱 아쉽다. 이날 와이스는 4⅓이닝 동안 5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흔들리며 패전투수가 됐다. 팀 타선도 두산 선발 잭 로그의 구위에 눌려 끝내 한 점도 뽑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이번 경기는 여러모로 상징적인 장면들을 남겼다. 와이스는 이날 경기에서 시즌 200번째 탈삼진을 기록하며 동료 코디 폰세와 함께 KBO 최초로 같은 팀에서 200탈삼진 투수 두 명을 배출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순간은 팀 패배와 겹쳤고, 환호보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음에도 웃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가 패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와이스의 불안정한 투구다. 올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주던 와이스지만, 이날은 시작부터 매끄럽지 않았다. 1회 말 제이크 케이브에게 한가운데 몰린 직구를 통타당하며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고, 2회에는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추가 점수를 내줬다. 이후 3회와 4회는 잘 막아냈으나 5회 김재환에게 치명적인 3점 홈런을 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이날 와이스는 탈삼진 7개를 기록하며 여전히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중요한 순간 실투가 나오면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둘째는 타선의 침묵이다. 한화 타선은 이날 두산 선발 잭 로그 앞에서 완전히 꽁꽁 묶였다. 잭 로그는 8이닝 동안 9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한화는 채은성이 기록한 멀티 히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장기 휴식 이후 열린 경기였지만, 그간의 체력 보충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경기 내내 출루와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고, 두산 야수진의 안정된 수비에 번번이 막히며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패배는 단순히 한 경기의 결과를 넘어, 선두 경쟁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화는 LG 트윈스와의 격차를 2.5경기 차로 좁혀 두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패배와 함께 LG가 롯데를 잡으면서 격차는 3.5경기로 벌어졌다. 특히 다음 날부터 대전 홈에서 열리는 LG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 이 패배는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 수밖에 없다. 설사 3연전을 전부 이긴다고 해도 당장 1위를 탈환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에서 얻은 교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와이스와 폰세가 동시에 200탈삼진을 기록했다는 점은 여전히 한화 마운드의 힘을 보여준다. 탈삼진 능력은 리그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강력한 투수력을 점수와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와이스는 삼진으로 많은 타자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비 실책과 홈런 두 방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이는 곧 수비와 타선의 뒷받침이 없이는 에이스 투수조차 승리를 지켜낼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김경문 감독이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듯, 이제 한화는 남은 경기마다 결승전이라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특히 LG와의 맞대결이 시즌 최종 순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두산전 패배를 빨리 잊고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와이스 역시 패전에도 불구하고 200탈삼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듯,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투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남은 경기에서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결국 이날 두산전은 한화에게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선발 와이스의 실투, 수비의 아쉬운 실책, 타선의 침묵이 겹치면서 승부는 일찍 기울었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리그를 뜨겁게 달군 상승세를 보여주었고, 그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LG와의 홈 3연전이 다가오는 지금, 중요한 것은 흔들린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나서는 것이다.

팬들의 기대와 응원은 여전히 크다. 비록 두산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지만, 와이스와 폰세가 세운 대기록, 그리고 시즌 내내 이어온 경쟁력을 생각하면 한화는 충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이번 패배가 아쉬움으로만 남을지, 아니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지는 선수단의 남은 집중력과 뚝심에 달려 있다. 한화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눈길은 다시 대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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