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주변사람들이 말렸을 때 들을걸.." 9억 아파트에 청약자 단 1명인 '이곳'

제주에서 고급 아파트를 표방하며 분양에 나섰던 대단지가 수백 가구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통째로 공매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8억 9,110만원으로 서울 신축 아파트와 맞먹는 가격을 내걸었으나 실제 계약은 단 한 가구에 그쳤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의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는 전체 425가구 중 424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금융권이 이를 일괄 매각해 자금 회수에 나선 상황입니다.

한때 고급 주거단지를 표방했던 아파트가 이토록 심각한 미분양 사태를 맞은 배경과 현황을 짚어봅니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제주는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 17개 동, 총 425가구 규모로 조성된 아파트입니다.

2023년 3월 분양 당시 고급 주거단지를 내세웠으나 청약 신청은 425가구 모집에 115건에 그쳐 경쟁률이 약 0.27대 1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계약 포기가 이어지면서 실제 계약은 단 한 가구에 머물렀고, 나머지 424가구는 2024년 말 준공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대규모 미분양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시행사와 시공사, 하도급 업체 간의 자금 압박과 갈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분양 당시 가장 큰 논란은 단연 가격이었습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9억원에 육박하는 8억 9,11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당시 서울 은평구와 강동구 일부 신축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제주 지역의 소득 수준이나 실수요를 고려할 때 분양가와 시장 수요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높은 분양가 외에도 당시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외지인 투자 수요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미분양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분양대금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신한자산신탁은 대주단 자금 회수를 위해 이미 분양된 1가구를 제외한 424가구와 상가 2실을 일괄 매각하는 공매에 나섰습니다.

2025년 여러 차례 유찰된 후 중단되었다가 2026년 9월 재개된 공매의 첫 회차 예정가격은 약 3,828억 3,830만원이었습니다.

이후 유찰 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마지막 16회차 예정가격은 2,000억원까지 내려갑니다.

다만 이는 최저입찰가일 뿐 실제 매각 성사 가격이 아니며, 절차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어 실제 낙찰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태는 제주 주택시장의 누적된 미분양 부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3,303가구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3,000가구를 넘어섰습니다.

이 중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2,364가구에 달합니다.

8월 제주 주택 매매거래량도 402건으로 5년 평균보다 37.1% 적어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쌓이고 거래까지 줄어들면서 사업자와 매도자 모두 자금 회수와 처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은 미분양과 공사비 문제를 넘어 인허가 과정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사업부지는 당초 높이가 20m로 제한되는 고도지구였으나 2021년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거쳐 최고 24m, 8층 규모의 건축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혜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제주도는 2026년 8월 인허가 절차 전반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고, 제주경찰청도 관련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다만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향후 사법 절차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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