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800억인데 ''51억에 내놓아도'' 쳐다도 안 본다는 '공실률 100%'의 건물

거대한 유령건물, 텅 빈 공간의 현실

지하 3층부터 지상 9층, 연면적 5만㎡라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형 빌딩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은 도심의 일상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내부를 가로지르는 각종 집기와 자재, 뜯겨나간 마감재, 그리고 어둠 속 을씨년스러운 풍경은 철거를 앞둔건물인지 착각하게 한다. 500개가 넘는 점포를 분양한다던 화려한 구상은 사라졌고, 지금은 사방이 조용히 침묵하는 '유령건물'만 남았다. 이곳이 좀비 영화의 촬영지로까지 활용된 것은 아이러니와 함께, 도시 공간의 몰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기 분양’의 그늘, 아무도 찾지 않는 흉물로

이 빌딩이 오늘날 이렇게 버려진 이유에는 '사기 분양' 논란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분양 당시 사업자는 500개가 넘는 점포를 앞세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으나, 이후 사업자가 한 차례 교체되는 등 복잡한 과정이 있었고, 약속했던 분양가치나 예상 임대수익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펼쳐졌다. 실제로 분양 투자자 상당수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점포조차 정상적으로 영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사기성 분양과 반복되는 사업자 변경, 그리고 임대 보장에 대한 신뢰 붕괴는 시설 전체의 악순환을 불러왔다. 건물은 완공만을 향해 달렸을 뿐, 실제 수요와 지역 상권 분석, 임대 전략이 전혀 동반되지 않았다. 결국 거대한 빌딩은 “단 한 명의 임차인도 없는” 공실률 100%라는 초유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이다.

수백억이 투입된 구조물, 51억에도 팔리지 않는 이유

초기 공사비로만 800억 원이 투입된 이 빌딩은, 시장에 51억 원이라는 헐값에 내놓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격을 낮추면 팔린다’는 부동산의 통념이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심각한 주변 상권의 침체와 공급 과잉

과거 분양 사기, 임대 보장 파기 등 신뢰 상실

대규모 공실 상태, 노후화된 시설 유지비 부담

정상적인 임대·상업활동 기대치의 붕괴

입지 자체의 매력도 하락 및 악명 전파

특히 사기 분양의 트라우마와 막대한 관리비, 미지의 잠재 비용, 회복 불가능한 이미지 등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손해만 남는 구조’로 각인될 수밖에 없다. 인근의 다른 상가 혹은 대형 오피스들도 공급 과잉과 임차인 부족으로 임대료가 급락하는 와중에, 이런 빌딩의 미래는 더욱 불안하다.

좀비 영화 촬영지가 된 빌딩, 도시 공간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대형 빈 건물은 현실적으로는 상업 실패, 투자 실패의 상징이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변화하는 역전된 운명을 떠안기도 한다. 실제 좀비 영화의 스산한 도심 신을 촬영하는 장소로 선택된 건, 이 건물이 가진 공포스러운 빈공간의 활용도 덕분이었다.

독특한 비주얼과 현실감 있는 고립 공간

사람들이 텅 비운 도심 흉물의 영화적 상징성

유지비 부담 대신 임시 수익원으로의 전환 시도

하지만 영화 촬영 외의 실질적 재활용이나 재개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외관만 ‘특이한 건물’로 남게 될 뿐, 기본적인 임대·상업 목적을 회복하지 못하면 영구히 ‘유령’ 또는 ‘좀비 빌딩’으로 남을 위험이 크다.

현실적인 매각의 어려움과 재생 가능성의 한계

빌딩 소유주와 투자자 모두 헐값 매각 외의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 주변 부동산 시장도 최근 공급 과잉, 임대인 이탈, 공실 증가로 고전 중이다.

이러한 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빌딩 자체의 매력도뿐 아니라, 주변 일대 전체의 상업·주거 환경과도 맞물리며 사회적 문제로 파생된다.

결국 이런 대형 흉물 빌딩의 재생은 다음과 같은 조건이 선결되지 않으면 현실화하기 어렵다.

도시 및 상권 환경의 근본적 회복과 신규 수요 창출

책임 있는 리모델링/재개발 주체 등장

장기적 임대 전략과 연계되는 새로운 비용 구조

행정, 공공의 규제완화 또는 활용 방침 명확화

대형 유령건물의 교훈: 도시는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다

수백억의 공사비, 수천 평의 공간, 그러나 아무도 찾지 않는 ‘상업 실패의 기념비’는 도시의 미래를 묻는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원인은, 실제 수요와 상권 분석의 부재, 단기 이익만을 쫓는 토건·분양 산업의 문제, 그리고 투자 피해에 대한 책임 분산 구조에서 비롯된다. 한 번 유령 건물이 된 대형 빌딩은 가격을 아무리 낮춰도, 한순간에 ‘희망’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앞으로의 도시 개발, 대형 상업시설의 분양 및 임대 전략은

실제 소비자와 상권의 변화 동향 분석,

책임 있는 사업 구조 설계,

지속적인 수익 모델 창출,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 구조 구축

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이제는 단순한 화려함이나 덩치가 아니라, 도시와 사람 모두가 진짜 ‘원하는 공간’이 만들어질 때만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공실률 100%의 거대한 유령건물, 그 안에 담긴 침묵이 사실은 가장 강렬한 경고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