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뉴스쇼' 떠나는 CBS 김현정… "저 이제 졸업해요"
피로 누적에 "잠시 안녕"… 하차 인사 전해
"평범한 시민 입장에서 묻자는 모토로 시작"
"건강 회복해 새로운 방송으로 찾아뵙겠다"

매일 아침 직장인의 출근길을 함께했던 대표적 시사프로그램인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를 진행해 온 김현정 PD가 2일 방송을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2008년 첫 방송 이후 17년 만이다. 자신은 비록 떠나더라도 "뉴스쇼의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김 PD는 이날 오전 방송이 끝날 무렵 "하나도 안 떨릴 줄 알았는데, 막상 마지막이 되니 조금 떨린다"며 고별사의 운을 뗐다. 이어 "정말로 인사를 드려야 할 시간이 왔다. 저 이제 졸업한다"며 하차 소식을 전했다.
2008년 5월 12일 뉴스쇼 첫 방송 회상 땐 멋쩍은 웃음도 지었다. 김 PD는 "17년 전 어느 날 정치와 시사를 잘 모르고 그저 방송이 좋았던 서른한 살 피디가 얼떨결에 마이크 앞에 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제 모토(신조)는 단순했다. 나처럼 평범한 시민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사람을 불러 가장 궁금한 걸 묻자, 건강한 공론의 장을 만들어 보자, 이것이었다"고 말했다.
뉴스쇼를 맡은 뒤엔 출산 휴직 기간 등을 빼곤 줄곧 아침 생방송을 진행했다. 매일 새벽 3시 30분에 기상해 방송을 준비했다고 한다. 김 PD는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고생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다시 몸을 일으킬 수 있었던 건 세상이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다는 믿음, 변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인사로는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 웃을 수 있는 날까지 잠시만 안녕,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뉴스쇼 제작진은 꽃다발과 감사패를 건네며 김 PD를 격려했다. 눈물을 참으며 '클로징 멘트'를 마쳤던 김 PD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해석과는 달리, 이번 하차는 오랫동안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는 게 김 PD의 설명이다. 지난해 가을쯤부터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생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스스로 먼저 하차를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방송 첫해엔) 청취율도 '0'이었고 PD도 몇 (명) 안 됐다. 작가도 한 명이었다"고 기억을 되짚은 뒤 "새벽에 나와 밤 10시 전에 (집에) 들어간 적은 없는 것 같다. 명절이든 연휴든 1년 내내 한 번도 쉬어 본 적 없다"고 전했다. "건강을 회복해 새로운 방송으로 찾아뵙겠다"는 다짐도 했다. 뉴스쇼 후임 진행자는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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