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시작된 韓美 증시 … 바벨전략으로 대응하라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4. 9. 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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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투자 어떻게
경기·정책·선거 불확실성 커져
낙폭과대株·방어株 동시 투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곧 발표
연내 상장될 추종ETF 등 관심
美 금리인하도 증시 향방 좌우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외 증시가 하반기 들어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상반기 정부 주도의 주가 부양책에 힘입어 코스피 등 증시 지수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주춤해진 모습이다. 미국 증시 또한 엔비디아를 필두로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정장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연초 2600대로 시작했던 코스피는 지난 7월 2891.35까지 오르며 근 3년 만에 3000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낳았으나 이달 들어 2500대로 떨어진 상태다. S&P500지수 역시 연초 4700대에서 7월 한때 5667.20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5400대까지 밀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Barbell)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바벨 전략이란 바벨의 모습처럼 중간은 버리고 양극단을 선택하는 투자 전략을 뜻한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경기·정책·선거 등 불확실성 이슈가 집중된 만큼 성장주·낙폭 과대주와 방어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국내 증시의 경우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변동성이 큰 주도주와 SK텔레콤·우리금융지주처럼 수익률은 낮지만 장기 우상향하는 종목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이다.

상반기 국내 증시 견인에 큰 역할을 했던 정부 주도의 주가 부양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하반기에도 증시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으로 기업가치가 증대될 가능성이 큰 기업을 모은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밸류업 지수 선물을 상장하는 등 국내 증시 대표 지수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재까지 이에 동참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10곳 내외로 파악됐다. 메리츠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신한지주 등 주로 금융지주가 많이 참여했고,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등 증권사들도 일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분기부터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다"며 "밸류업 정책이 확정되면 관련 금융상품, ETF, 일부 연기금의 벤치마크(BM) 변경 논의, 기업들의 정책 발표 등이 이어지며 금융·소비재의 강세를 좀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인 증시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가 주도주에서 이탈하는 국면을 기준금리 인하가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상반기 주도주였던 IT는 금리 인하 이후 주도주에서 이탈하며 헬스케어와 금융이 주도주 역할을 담당했다"며 "올해 하반기 미국 IT와 국내 반도체의 이익 증가율 정점 통과 우려는 주도주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11월 초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하반기 증시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초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2차전지 관련주는 이 선거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친환경 정책을 강력히 지지해온 진보 정치인인 만큼 그가 당선될 경우 국내 2차전지주는 반등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반면에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방산주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당선되든 4분기 미국 증시는 쉬어갈 공산이 크다"며 "보편적 기본 관세 부과, 상호무역법 제정, 대중국 관세율 부과 등이 가져올 물가·금리·달러 가치에 대한 시장 해석이 만연해지면서 증시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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