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쓸 수 없는 그 이름 '샴페인'...웰컴 투 '샴페인 월드' 프랑스
이철형 / 와인소풍 대표
이제 그동안 배운 상식을 바탕으로 각 나라 별 스파클링 와인의 세계를 살펴보자. 먼저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인 '샴페인'을 생산하는 프랑스부터 시작하자.
간단히 요약하면,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은 맞지만 스파클링 와인이 반드시 샴페인은 아닐 수 있다.
프랑스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표현하는 용어로는 '페티앙'(Petillant), '펫낫'(Pet-nat), '샴페인'(Champagne ), '크레망'(Cremant), '뱅무쏘'(Vin Mousseux )가 있다.
페티앙과 펫낫은 압력이 1~2.5기압 이하인 약발포성의 세미 스파클링 와인이고, 샴페인과 크레망은 3기압 이상이고 병 속 2차 발효를 시켜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인데 이 둘은 만드는 방식은 같으나 만드는 지방이 달라서 같은 이름을 못 쓴다.
샴페인은 상표 지적 소유권을 샹파뉴 지방이 선점하여 프랑스 내 다른 지방에서는 같은 병속 2차 발효로 만들더라도 ‘샹파뉴 방식’이라는 용어조차도 사용하지 못하고 ‘전통 방식’이라고 해야 한다. 와인 명칭도 거품(크림)을 의미하는 크레망(Crémant)이라고 통상 ‘크레망 드 생산지방 (예시: Crémant de Bourgogne)’의 형식으로 라벨에 표시한다.
그래서 크레망이라 하면 ‘아, 프랑스 샹파뉴 이외의 지방에서 샴페인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서 샴페인이나 마찬가지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샴페인은 병속 2차 발효에 기간에 대한 규정이 정해져 있다.
여러 해 빈티지의 포도주(주로 특정년도 생산 와인에 다른 년도 것을 약간 블렌딩하여 매년 유사한 맛과 향을 유지시킨다)를 혼합하여 만드는 논 빈티지(Non Vintage : 라벨에 생산년도가 없다) 샴페인은 병속 숙성기간이 최소 15개월 이상이고, 좋은 빈티지의 해에만 해당 년도 포도 100%만으로 만들어 생산년도가 표기되는 빈티지 샴페인은 최소 36개월(3년)이상 병 숙성기간을 가져야 한다.
대형 유명 샴페인 생산 회사들을 통상 ‘샴페인 하우스’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통상 최소 규정보다도 1~3년 이상 더 긴 기간의 병 숙성기간을 거친 샴페인을 출시한다.
뱅 무쏘(Vin Mousseux)는 그야말로 스파클링 와인의 프랑스어인데 병속 2차 발효가 아닌 ‘샤르마 방식(탱크 방식)’이나 이산화탄소 강제 주입하는 ‘소다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 사용한다. 따라서 샴페인이나 크레망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뱅 무쏘로는 AOC 블랑케트 드 리무(AOC Blanquette de Limoux (Languedoc)를 비롯해 피노누아와 가메이로 만든 레드 스파클링 와인인 AOC 부르고뉴 무쏘(AOC Bourgogne Mousseux (Burgundy)), 그리고 샤르도네, 작께르(Jaquere)와 몰레트(Mollette)로 만든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인 AOC 부게이 무쏘(AOC Bugey Mousseux (Savoie)), 슈냉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인 AOC 부브레이 무쏘(AOC Vouvray Mousseux (Loire))등이 있다.
그럼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며 샴페인으로 유명한 브랜드를 가진 샴페인 하우스와 그들의 브랜드 몇 개를 소개해 본다.
- 샴페인에서 앙금을 병 입구로 모으는 방식을 개발한 뵈브 끌리꼬 퐁사르댕 (Veuve Clicquot Ponsardin)여사의 이름을 딴 뵈브 끌리꼬(Veuve Clicquot)사의 뵈브 끌리꼬 퐁사르댕.
- 러시아 황제의 암살 위험을 막기 위해 샴페인 병을 크리스탈로 투명하게 만들었고 병 바닥에 펀트(Punt)라 불리우는 오목한 부분이 없이 평평하게 만든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의 크리스탈(Crystal) 샴페인.
- 문 레이커(Moonraker 1979년) 이후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 2021년)까지 007 제임스 본드 영화와 40여년간 14개 007 시리즈 영화에 등장하여 명실공히 공식 후원의 인연을 가진 샴페인인 볼랭저(Bollinger)사의 R.D 볼랭저와 라 그랑 아네(La Grande Année).
-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 영화 초창기에 등장하여 또 다른 제임스 본드의 샴페인이라고도 불리우는 태탱저(Taittinger)사의 태탱저 블랑 드 블랑 꽁트 드 샴페인(Comtes de Champagne).
- 마리 앙트와네트가 최초의 브랜드 홍보 대사였고, 마를린 먼로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파이퍼 하이직(Piper-Heidsieck)사의 파이어 하이직과 레어(Rare).
- 미국의 래퍼 제이지(Jay -Z)가 홧김에 좋아하게 되어 급기야는 사들였다는 에피소드가 있는 아르망 드 브리냑(Armand de Brignac).
- 블랑 드 블랑이라 하여 샤르도네 만으로 만든 화이트 샴페인으로 유명한 살롱(Salon).
- 샴페인 병의 화려하고 예쁜 꽃 그림만큼이나 예쁜 사랑의 결실로 탄생한 페리에 주에(Perrier-Jouët)사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에 대한 사랑으로 유명한 폴 로저(Pol Roger)사의 뀌베 써 윈스턴 처칠 등 20개사와 그들의 브랜드가 있다.
각 샴페인 하우스들은 일반 논 빈티지 샴페인과 빈티지 샴페인 그리고 각 회사의 아이콘 브랜드들을 가지고 있다. 가격은...아이콘 브랜드들은 750ml 한 병에 최소 40만~50만원에서 150만~160만원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