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마포요양병원 퇴거해야”…‘장애인복지타운’ 건립 탄력

류인하 기자 2025. 8. 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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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용 조건 입주…계약 만료 후 ‘연장 약속’ 주장하며 점유
1심 “공공 목적 변경 가능”…구, 행정소송 외 명도소송도 병행
해당 건물엔 장애인 공방·일자리지원센터 등 복지시설 조성
서울 마포구청과 퇴거 문제를 놓고 법정다툼을 벌여온 마포요양병원 모습(위쪽)과 마포요양병원 퇴거 후 새로 조성될 마포구장애인복지타운 조감도. 마포구청 제공

최중증장애인을 위한 서울 마포구 장애인복지타운 건립이 법원 판결로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포장애인복지타운은 뇌병변·발달장애인을 위한 문화창작소, 장애인공방,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운동센터,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 장애인마이스터 직업학교 등 장애인을 위한 종합복지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마포구는 마포요양병원이 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공유재산 사용허가 갱신거부 처분 취소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소송은 성산로 128에 위치한 옛 마포구의회 건물을 사용해 온 마포요양병원이 퇴거를 거부하며 지난해 10월 제기했다. 이 병원은 2019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5년간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마포구는 요양병원과의 임대계약이 끝나면 제반정비를 한 뒤 올해 1월부터 해당 부지에 최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마포장애인복지타운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구는 계약기간 만료 6개월 전인 2023년 9월부터 요양병원 측에 6차례에 걸쳐 퇴거를 요구했다. 병원은 “입찰 당시 계약한 5년에 추가 5년 연장 사용을 구두로 약속받았다”며 퇴거 요구에 불응했다.

병원은 지난해 4월 서울특별시행정심판위원회에 ‘퇴거 요구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행정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위원회는 같은 해 7월 “행정재산을 본래의 목적에 맞게 복지타운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마포구청의 의사결정은 타당하다”며 기각했다. 요양병원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역시 마포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주장하는 ‘1회 갱신 보장’에 대해 어떠한 공적 견해도 표명된 적이 없으며, 애초에 입찰공고문에도 ‘공공 목적에 따라 사용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 명시돼 있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밝혔다.

재판부는 병원 측이 주장한 ‘마포구의 장애인 복지타운 건립계획이 요양병원 환자 보호와 투자비용 회수에 비해 지나치게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마포구가 건립계획을 밝힌 이후 (병원에) 여러 차례 원상복구를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병원이 충분히 이전을 준비할 시간과 갱신거부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마포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요양병원의 퇴거 불이행과 지속적인 사용으로, 구의 장애인복지타운 건립이 지연돼 장애인과 가족들이 필수 복지서비스를 제때 제공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 마포구는 서울시 평균 대비 장애인복지 인프라가 부족하다. 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공간이 협소해 안전우려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와 마포뇌병변비전센터 역시 이용기간에 제한이 있어 시설이용이 종료된 장애인 가족의 돌봄공백 우려가 컸다.

1심 판결로 요양병원이 즉시 퇴거할 가능성은 낮다. 병원이 항소할 경우 법정다툼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마포구는 이번 행정소송과 별개로 요양병원을 상대로 명도소송도 진행 중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병원이 공공성을 내세워 공공재산을 계속 점유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며 “이번 판결로 앞으로 장애인 돌봄과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타운 건립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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