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 만에 의정협의 재개…필수의료 인력,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 논의(종합)

강승지 기자 2023. 3. 16. 19: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 증원 등은 인력양성 문제 논의 이후 구체화될 듯
의협 "필수의료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주된 목적"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3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간호법·의료법 제·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에 반발해 중단을 선언한 지 5주 만에 재개됐다. 2023.3.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와 의료계 간 필수의료 기반 강화 등 의료계 현안을 논의하는 의료현안 협의체가 한 달여 만에 재개됐다. 양측은 필수의료 인력 배치·양성과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면서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같은 민감한 현안은 "아직 거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의료현안 협의체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의협은 2차 회의가 열린 지난 2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간호법 제정안을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점을 문제 삼고 협의체를 한 달 넘게 불참한 바 있다.

복지부는 의협에 여러 차례 복귀를 요청했고, 의협의 복귀 결정에 따라 5주 만에 회의가 재개됐다. 앞선 회의에서 복지부와 의협은 비대면 진료를 재진 환자 중심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원칙을 세운 바 있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3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적정 보상 등을 통한 충분한 필수의료 인력 확보에 의료계 고견이 필요하다. 의료 인력 문제는 의대 쏠림에 따른 이공계 인력 유출, 혁신·미래산업 육성 등과 맞닿아 있어 사회 전반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각계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고 특히 의료계의 참여와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협의체는 당면 현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는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환자와 국민, 현장 의료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실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광래 대한의사협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3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한의사협회가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간호법·의료법 제·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직회부에 반발해 중단을 선언한 지 5주 만에 재개됐다. 2023.3.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광래 전국광역시도 의사협의회 회장은 의협 참석자들을 대표해 "대한민국이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의료와 높은 국민 만족도를 갖춘 데는 의료인의 희생이 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생기는데 의사 희생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양측은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 및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기피과목, 취약지역 보상강화 및 제도 개선방안 △병상대책 등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필수의료 인력 배치, 양성과 의대교육 정상화 및 근무환경 개선방안에 대한 다각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며 실행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근무여건 개선 등 전공의 수련 관련 사항은 협의체 내에 분과위원회를 두고 대한전공의협의회-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중심의 세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며 의협이 의료현장의 현지조사 및 행정처분 사례와 개선방안을 정리해 협의체에 제안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료사고 등의 부담으로 인해 필수의료 분야 근무를 기피하는 상황에 대해 양측은 공감대를 이뤘고,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처리와 관련된 개선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으로 필수의료 인력 배치, 양성과 의대교육 정상화 및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회의 직후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기자들을 만나 "신입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지원하지 않고 기존 인기과인 비필수 진료과, 미용 성형과에 지원하는 게 현실"이라며 "경제적 문제도 있겠지만 법적 문제도 있다. 다각적으로 해결해 의사들의 필수의료 지원을 유도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의사 수 확대를 논의했느냐는 질의에 이정근 부회장과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그 내용을)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차전경 과장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다. 차츰 논의하며 구체화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의사 수 증원에 대한 문제는 지금 논의할 때도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쨌든 필수의료 인력으로 의사들이 많이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주된 회의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합의했느냐는 질의에 이 부회장은 "세부 사항을 합의한 게 아니라 비대면 진료에 관한 선제조건을 합의했다"며 "그 논의는 지금 할 시기가 아니다. 의협과 복지부 간 제시된 문제점부터 해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의대 정원 증원과 비대면 진료 제도화 같은 양측의 입장차가 있는 현안은 미루고 우선 필수의료에 대한 정책 논의가 시급하고 중대하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협의체 제4차 회의는 오는 22일 오후 12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 복지부에서는 이형훈 정책관 외에 차전경 과장, 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등이 참석했고 의협에서는 이광래 협의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박진규 부회장,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이 자리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