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종이호랑이” 조롱한 트럼프, 진짜 탈퇴 가능할까? [1일1트]

김영철 2026. 4. 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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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수권법상 상원 3분의2 지지 없인 탈퇴 불가능
전문가 “법적제약 단단치 않아…대통령 권한 내세울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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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발발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대응에 동맹국들이 동참하지 않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의사를 노골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탈퇴를 “절대적으로(absolutely)”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할 때 그들은 친구가 아니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 적이 없다. 그건 일방통행 길”이라며 동맹국들의 군사지원이 미온적이었던 것을 꼬집었다.

그는 전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나토에 영향받은 적이 없다”며 “항상 그들이 종이호랑이인 걸 알고 있었고,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걸 알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美국방수권법상 나토 탈퇴 어렵지만…“법 우회 가능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로고와 미 성조기. [게티이미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한 만큼 미국이 나토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방 상원 3분의 2 찬성 없이는 나토에서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이 조 바이든 전 정권 때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은 또한 미국의 나토 탈퇴를 위해 어떠한 예산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NDAA 개정안을 우회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모색해 나토 탈퇴를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 법무부 법률고문실(OLC)이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도 조약 탈퇴에 대한 배타적 권한을 가진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 이 논리가 이번 나토 탈퇴 추진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선 해당 사안이 법정으로 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법무부 의견을 근거로 들며 NDAA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버밍엄 시립대학교의 미국법 전문가 일라리아 디 조이아는 “NDAA 개정안이라는 법적 제약은 결코 단단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정책에 대한 대통령 권한을 내세워 의회의 법률상 제약을 우회하려 할 수 있다. 이는 과거에도 조약 탈퇴에 대한 의회의 제한을 건너뛰기 위해 그가 시사한 바 있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미군 최고사령관’이라고 규정한 헌법 제2조를 내세워, 국방수권법 1250A조가 위헌이며 자기 직권으로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강한 논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NDAA 개정안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나토 탈퇴를 감행할 경우 법적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나토 탈퇴’ 으름장, 동맹국 압박 수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앞줄 오른쪽 세 번째) 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후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고강도로 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서 대서양 동맹의 균열은 더욱 깊어졌는데, 이는 유럽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수송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협력해 달라는 그의 요청을 거부한 뒤 심화됐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탈퇴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으며,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 지출 확대를 압박하는 데는 성공한 바 있다.

디 조이아는 “미국의 나토 탈퇴라는 생각 자체가 신뢰, 결속, 집단방위의 신뢰성을 훼손한다. 이런 암시만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억지력을 약화시키고, 유럽의 안보 계획을 흔들며, 적대 세력을 대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시카고대 법학대학원의 커티스 브래들리 교수는 “미국의 공식적인 나토 탈퇴보다는 나토와의 긴장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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