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근무 가능"…여교사 부실 소견서 논란에 의협 입 열었다

정심교 기자 2025. 2. 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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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울증을 앓다가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복직한 40대 교사 명모 씨가 초등학생 1학년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두고 '우울증이 이 사건의 원인이다', '의사가 방임했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인 교사의 범행 원인과 동기 등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울증이 이 사건의 원인이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소견서를 부실하게 작성해 이번 사건을 사실상 방임했다'는 식의 주장은 근거가 없음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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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살해 사건 파장]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피살된 김하늘 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2025.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우울증을 앓다가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복직한 40대 교사 명모 씨가 초등학생 1학년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두고 '우울증이 이 사건의 원인이다', '의사가 방임했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피의자인 교사의 범행 원인과 동기 등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울증이 이 사건의 원인이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소견서를 부실하게 작성해 이번 사건을 사실상 방임했다'는 식의 주장은 근거가 없음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의협은 그 근거로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질환이 없는 사람과 비교할 때, '중범죄율'에선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보고된다는 사실을 들었다. 또 범죄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은 우울증과 무관하게 발생한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론에 밝혔다는 점도 언급했다.

의협은 "이번 사건은 정신질환으로 인해 촉발된 사건이 아닌, '피의자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으니 우울증이 원인'이라는 단편적인 인과관계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논리는 우울증 환자에 대한 반감과 차별을 심화하는 등 부정적 낙인 효과로 이어지고, 환자들의 치료를 저해해 한국의 정신건강 문제를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전=뉴스1) 양상인 기자 = 12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양의 아버지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하늘양의 영정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2025.2.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양상인 기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부실하게 소견서를 작성했다'는 여론에 대해 의협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못 박았다. 의협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정신질환자를 진단하거나 치료할 시 신체 증상만 고려하는 게 아닌, 주변 환경이나 대인관계 등 외부 요소도 고려해야 하기에 매우 신중히 접근한다"며 "소견서 작성 시에도 환자의 증상, 증상의 경중을 매우 꼼꼼히 따져 작성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에 따르면 '정신과 의사가 미래의 폭력 행동에 대해 완전한 신뢰성을 갖춘 예측을 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김택우 의협회장은 "가해자의 범행동기와 병력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자가 우울증 환자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전문의가 소견서를 부실하게 작성해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비롯해 전문의 소견서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의 추측성 언론보도를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김하늘 양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여교사에 대한 경찰이 강제 수사가 시작된 가운데 12일 대전 유성구 여교사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관이 탑승한 차량이 아파트를 나서고 있다. 2025.2.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한편 지난 10일 교내에서 8살 김하늘(1학년생) 양을 살해한 40대 교사 명모 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명씨는 여러 차례 병가를 내왔다. 지난해 12월9일에도 치료를 위한 질병 휴가를 냈다가 20일 만에 복직했다. 질병 휴직·복직을 신청할 때 의사의 소견을 대전시교육청에 내야 하는데, 명씨가 낸 의사 소견서에선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1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실에 따르면 명씨가 지난해 12월 휴직을 신청할 때와 복직 신청 때 제출한 의사 소견서는 동일한 병원의 같은 의사로부터 발급받았다.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은 대전 서구에 있는 을지대병원이다.

명씨가 휴직을 신청할 때 제출한 소견서엔 '최소 6개월 안정 가료(加療·병을 다스리는 낫게 하는 것)가 필요하다'고 돼 있었지만, 20일 만에 조기 복직할 때 낸 소견서엔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는 의사 코멘트가 담겼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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