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털 사업을 하는 AJ네트웍스가 최근 잇따라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4년 만에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며 그간 공들인 차입구조 장기화 전략도 탄력을 받고 있다. BBB급 발행사인데도 고강도 구조조정과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곳간을 채우면서 올해부터 본격화할 로봇 사업 확장에 필요한 체력을 확보했다.
AJ네트웍스가 최근 진행한 400억원 모집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목표액의 6배가 넘는 242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회사는 흥행에 성공하면서 10억원 늘린 410억원 규모로 발행을 확정했다. 개별 민평에서 ±30bp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 밴드로 제시한 가운데 트랜치별로 2년물은 78bp, 3년물은 87bp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AJ네트웍스는 공모채 흥행으로 차입구조 장기화 구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난 2020년 이후 4년 만에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에는 2년물 위주였지만 점차 단기자금의 비중을 줄이고 트랜치는 다양한 구조로 넓히는 모습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채무상환에 활용한다. 주로 고금리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이 대상이다.
앞서 2월에도 49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당초 300억원 조달에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몰리면서 증액했다. 1년물, 2년물 금리는 각각 5.060%, 5.841%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약 100bp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3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도 발행했다. 한국기업평가로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과 다양한 환경·사회적 공헌을 인정받아 최고 G1(Green1) 등급을 획득했고 금리도 5.20%로 확정했다.
AJ네트웍스는 이 같은 차입구조 장기화와 금리 인하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공격적인 투자로 자회사를 56개까지 늘렸지만 재무가 악화되며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을 꾸준히 시행했다. 2019년 AJ렌터카, 2021년 AJ셀카를 포함한 4개 자회사 등을 매각해 현재 자회사는 28개로 줄었다.
AJ네트웍스는 렌털 서비스 사업을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이자비용 감소가 당기순이익 증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차입금 규모를 늘리면서 영업이익 대비 많은 이자비용을 지출했다. 이자보상비율은 꾸준히 낮아져 1분기 말 112%를 기록했지만, 점진적으로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안정화 작업은 최근 추진하는 로봇 신사업에 필요한 체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J네트웍스는 올 4월 로봇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관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IT솔루션 부서를 B&T(Business & Technology)솔루션사업부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로봇 애프터서비스(AS)를 비롯해 제조 업체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로봇 렌털을 넘어 로봇 시스템통합(SI), 유지보수 등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로봇 신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전략영업본부와 로봇영업팀, 로봇유지보수팀, 마케팅 및 사업개발팀, 로봇SI팀으로 구성된 새로운 조직도 만들었다. 기존의 팰릿 중심의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로봇과의 접점을 넓혀 고도화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AJ네트웍스는 로봇이 필요한 기업과 로봇 제조업을 이어주는 중간 역할을 한다”며 “금융·렌털 서비스로 로봇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초기 투자비용을 줄여 로봇 도입이 쉬워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로봇 렌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4월에는 기존 IT솔루션 부서의 명칭도 B&T솔루션사업부로 바꿨다”면서 “물류로봇 시장이 아직은 개화 단계이나 점차 관심이 커지고 있어 기존 팰릿 렌털로 쌓은 강점을 활용하며 자연스럽게 물류로봇으로 연결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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