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그룹의 종합화학소재 기업인 효성화학이 실적 부진에 휘청이고 있다. 최근 4년 동안 쌓인 적자만 1조원에 이를 정도다. 이런 와중 짊어지고 있는 1조5000억원대의 차입금은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효성화학의 매출은 2조3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605억원으로 같은 기간 8.2% 축소됐지만 적자를 이어갔다. 이를 포함한 최근 4년간 영업손실은 △2022년 3947억원 △2023년 2137억원 △2024년 1748억원 등으로 총 누적액이 9437억원에 이른다.
다만 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특수가스 사업과 온산 탱크터미널 매각으로 326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하면서다. 하지만 △2022년 4089억원 △2023년 3469억원 △2024년 3257억원 등 직전 3년에 걸쳐 77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영업손실보다 당기순손실의 적자 폭이 더 크다는 것은 본업 이외 영역에서도 출혈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 부채가 많아 이자비용 부담이 큰 경우 발생한다.
실제로 효성화학의 차입금 규모는 1조5000억원을 웃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총차입금은 1조5978억원이다. 이 중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 1조4525억원, 장기성차입금이 1453억원이다.
이런 악영향은 다른 재무건전성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09.8%로 전분기 말 대비 7.8%p 개선됐지만, 여전히 300%대에 달했다. 2024년 말 자본총계가 -680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점을 떠올리면 다소 나아졌다고 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악재 해소는 되지 않았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다는 것은 부채가 자본의 세 배를 초과한다는 얘기다.
효성화학의 부채비율 개선 배경에는 모회사 효성의 지속적인 지원이 자리한다. 효성은 지난해 10월 효성화학이 보유한 약 2000억원 규모의 백금 촉매를 매입 후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거래했다. 효성화학은 이 자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공정에 필요한 백금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효성은 △지난해 4월 3954억원 △7월 2040억원 △10월 2400억원 등 총 8394억원의 신용보강을 실시했으며, 10월 말에는 효성화학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도 인수하며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효성의 추가 지원 여력이 줄어든다면 효성화학의 유동성 위기는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효성화학은 2024년 말 자본잠식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4월 말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며, 그 전까지 거래정지는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모회사인 효성의 지원이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 해결은 효성화학의 실적 회복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하면서 효성화학을 비롯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효성의 지원에도 효성화학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등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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