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공소청 논산지청이 전투기 정비 대금 128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부품 제작 업체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국내 제작 위조 부품을 수출 뒤 재수입해 정품으로 속인 혐의다.
전투기 정비 공급망의 허점을 파고든 사건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방공소청 논산지청은 전투기 정비 대금 128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전투기 부품 제작 업체 대표 70대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외주 정비업체 정비사 등 2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군용 항공기 정비에 들어가는 부품의 출처를 조작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국내 제작 뒤 수출, 다시 수입"
검찰이 적시한 범행 구조는 단순하지만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제작한 위조 다운컨버터를 수출한 뒤 재수입해 미국산 정품인 것처럼 속여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대금 128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수출입 기록을 거치면서 해외에서 들어온 물품이라는 외형을 갖추게 되는 구조다.

다운컨버터가 놓인 자리
다운컨버터는 고주파 신호를 낮은 주파수로 변환하는 구성품으로, 항공기 전자장비 계통에서 신호 처리를 담당한다. 이러한 부품은 규격과 인증이 성능 자체만큼 중요하다.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서류와 원산지 표기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만큼, 출처가 조작되면 성능 검증 단계에서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다.

외주 정비업체까지 번진 입건 범위
기소 대상에는 부품 제작 업체 관계자뿐 아니라 외주 정비업체 정비사 등 2명도 포함됐다. 부품이 납품되는 단계와 실제 장착되는 단계가 분리돼 있는 구조에서, 어느 한 지점의 묵인이 전체 검증 절차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군 당국의 품질 보증 체계가 어디까지 점검되는지가 후속 과제로 남았다.

위조 부품 문제는 금액보다 가동률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128억 원이라는 편취액 뒤에는 그 부품을 달고 비행한 항공기들이 있다. 조달과 정비의 검증 고리를 어디서부터 다시 묶을지가 관건이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