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가는 이번달 신상 테크 소식 5
지난 달은 애플 비전 프로가 테크 업계를 장악해버린 한 달이었습니다. 애플 비전 프로와 관련된 콘텐츠는 디에디트 유튜브(https://tinyurl.com/2f9a5err)와 최호섭 칼럼니스트가 써 주신 기사(https://the-edit.co.kr/64043)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으니 여기서는 따로 다루지 않으려 합니다. 후지필름 X100VI, 보스의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 등 눈길을 끄는 테크 신제품들을 모아봤습니다.
핫한 카메라의 후속작, 후지필름 X100VI
2022년에 카메라 업계를 핫하게 만들었던 카메라는 바로 출시한 지 3년이 넘었던 후지필름의 X100V였습니다. 옛날 필름 카메라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 그리고 JPEG로 촬영할 때 자사 필름의 느낌을 입혀주는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으로 “보정하지 않아도 사진이 잘 나오는 카메라”라며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띄워준 덕분에 그 인기가 역주행을 한 것입니다. 심지어 수요가 너무 몰려서 중고 가격은 치솟고, (지금도 확인해 보니 출시 정가였던 170만 원보다도 20-30만 원 정도 웃돈을 줘야 할 정도입니다) 후지필름 측에서 수요에 맞는 물량을 갖추기 위해 한때 판매를 중단해야 했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카메라의 후속작인 X100VI가 이번에 발표됐습니다. 이름에서도 얼추 짐작할 수 있듯이 벌써 6세대 제품인데, 꽤 의미 있는 변화가 많습니다.
먼저, 센서입니다. 원래 2,610만 화소였던 센서가 4,000만 화소까지 올라갔습니다. 고화소 센서의 이점은 a7CR 리뷰에서도 많이 언급했었는데, 역시 X100VI도 작은 크기를 위해 23mm 단렌즈(풀프레임 환산 시 35mm)를 사용해서 고화소 센서의 이점 중 하나인 크롭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X100 시리즈 최초로 손떨림 방지 기구가 탑재됩니다. 고화소 센서를 탑재하면 흔들림에 더 취약해지기 마련인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넣었음을 짐작할 수 있죠. AF 기능도 개선되어 피사체 종류를 인식하고, 우선적으로 초점을 추적할 피사체를 미리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동영상 또한 새로운 센서 덕분에 최대 6K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궁금한 카메라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X100V의 엄청난 인기가 아니었다면 후지필름의 카메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제가 메인으로 쓰는 RX1RII와 흡사하면서도, 센서도 더 작고 가격도 전반적인 스펙을 감안하면 저렴하지는 않은 편이라 보지도 않았었는데, 이제는 필름 시뮬레이션이 어떤 결과물을 뽑아줄 지 개인적으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이 장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후지필름 X100VI는 2월 2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하며, 가격은 209만 9천 원으로 전작인 X100V보다 30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여기저기서 품절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걸 보면, X100VI의 인기도 여전해 보이네요.
귀걸이 이어폰, 보스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
개인적으로 웨어러블 오디오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곳은 보스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은 쓰기만 하면 음악이 같이 들리는 선글라스형 무선 스피커를 만들기도 했고, 잘 때 편안한 소리를 재생해 주는 기능만 있는 무선 이어폰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귀에 넣지 않는 무선 이어폰인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를 출시했습니다. 보통 우리가 이어폰을 귀에 넣는다고 하죠. 실제로 외부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고 온전히 착용자의 귀로 오디오를 보내기 위해서는 귀에 꽂듯이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위생의 문제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요즘 같이 이어폰을 꽂은 채로 돌아다니는 시대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자각을 못 한다는 문제도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보스의 울트라 오픈 이어버드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예 귀에 넣지 않는 이어폰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습니다. 흡사 귀걸이처럼 생긴 이 이어폰을 착용하려면 윗부분을 귀에 걸치면 됩니다. 그 윗부분이 바로 소리가 나는 부분인데, 보스의 오픈오디오(OpenAudio) 기술은 이렇게 뻥 뚫려 있는 상황에서도 오디오를 착용자의 귀에 정확히 전달하면서 주변에 나가는 소리는 최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완전히 열려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 소리를 자연스럽게 듣고 반응할 수 있습니다.
제 시점에서의 단점이라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2세대 에어팟 프로와 같은 35만 9,000원의 가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라면 에어팟 프로를 메인 이어폰으로 사용하고 얘를 바깥 마실용 이어폰으로 사용할 것 같은데, 서브로 쓰기에는 좀 가격대가 높은 편이네요. 에디터H가 이미 이 이어폰을 써봤다고 하니 아래 영상에서 확인해 보세요.
카시오 최초의 시계가 복각되다
담배를 반지 위에 걸어서 피우게 해주는 제품을 처음으로 만들었던 카시오가 디지털 손목시계에 도전한 것이 1974년입니다. 딱 50년 전이었죠. 그때 등장한 카시오의 첫 디지털 손목시계 카시오트론은 자동으로 월이 넘어가는 오토매틱 캘린더 기능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지금에야 고작 몇만 원짜리 탁상시계에도 있는 기능이지만, 당시에는 혁신이었죠. 이후 카시오는 지샥과 같은 브랜드를 론칭하며 시계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카시오가 카시오트론의 출시 50주년을 맞이하여 첫 카시오트론의 모습을 복각한 시계를 출시합니다. TRN-50이라는 모델명을 가진 이 시계의 외관은 그냥 쓱 지나치면서 보면 카시오트론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크기마저 똑같고, 두께는 도리어 0.3mm 얇아졌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카시오트론이 버튼을 하나만 갖고 있었다면, 새로운 카시오트론은 네 개를 갖고 있습니다.
1974년의 카시오트론이 당시의 최첨단 기술을 상징했듯이, 2024년의 카시오트론 또한 현대의 최신 카시오 시계 기술을 반영했습니다. 전면의 디스플레이 주변에는 태양광 충전판이 달려 있어 태양뿐만 아니라 다양한 광원을 통해 배터리를 교체할 필요 없이 시계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에 분포된 분포된 여섯 개의 전파 송신소에서 시간 정보를 받거나, 시간을 자동으로 보정할 수도 있고,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마트폰의 시간 정보를 받아올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정확한 시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런 기술이 카시오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50년의 세월 동안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최신 기능들을 1970년대 디자인에 담은 덕분에 레트로하면서도 현대적인 양면적인 시계가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카시오트론 TRN-50은 전 세계 4,000 피스 한정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일본 기준 63,800엔(약 57만 원)입니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노캔 마스크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 회의가 많이 늘었죠? 특히 집에서 일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카페에서도 많이 일하실 텐데, 솔직히 카페에서는 회의를 하기가 좀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이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남이 들으면 안 되는 대외비 정보를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도 꺼려지죠.
캐논이 이를 위한 제품을 하나 선보였습니다. “프라이버시 마스크”라는 제품인데, 말 그대로 마스크입니다. 언뜻 보면 마스크에 줄 이어폰이 달려있는 듯한 형태인데 이 마스크 안에는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스크를 낀 상태로 이어폰을 꽂고 블루투스나 USB-C로 노트북이나 스마트 기기에 연결하면 마스크가 외부 소음을 차단하고, 착용자의 목소리 또한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아서 주변이 시끄러워도 편하게 회의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캐논에 따르면, 착용자의 목소리를 최대 20 데시벨 정도를 낮춰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스크 안에는 쾌적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는 팬이 달려 있으며, 이 팬의 소음은 마스크에서 알아서 감쇠해 줘서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다 좋은데, 만약에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면 마스크를 끼고 회의를 하는 것이니 모습이 좀 이상할 거 같기는 하네요. 프라이버시 마스크는 캐논의 일본 웹사이트(https://tinyurl.com/yt5d826t)에서 23,650엔(약 21만 원)에 판매 중입니다.
루이비통이 무선 스피커를?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무선 스피커를 내놓았습니다. 스마트워치와 무선 이어폰도 내놓았던 전적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놀라운 행보는 아니긴 합니다.
LV 나노그램 스피커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UFO 같이 생긴 원형 디자인으로, 투피 클러치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름 13.5cm에 무게는 520g으로, 가방에 넣어놓고 휴대하기 좋은 크기입니다.
테크 신상이니만큼 이 스피커의 테크 사양도 궁금하지만, 루이비통 쪽에서는 이에 대해 밝힌 게 거의 없습니다. 단순히 “탁월한 음향 및 기술 기능을 결합했다” 정도로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무선 기술을 사용해 연결하는지조차 명시하지 않았는데, 전면부 버튼에 블루투스가 있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블루투스는 지원할 것 같네요.
색은 크게 세 가지인데, 코퍼와 실버, 그리고 아티스트이자 루이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페럴 윌리엄스가 참여한 다모플라주 한정판입니다. 가격은 공식 홈페이지 기준(https://tinyurl.com/yrmdm794) 코퍼와 실버가 286만 원, 다모플라주 한정판은 331만 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