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뻔한데 관리 안되는 폐의약품 근황

이 장면을 보라. 한강 물에서 소염제, 항생제 성분이 발견됐다는 뉴스인데 다수의 의약물질 성분들은 우리가 무심코 버린 의약품과는 상관이 없을까? 유튜브 댓글로 “폐기된 약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몇년 전 낭비되는 의약품 규모 그러니까 처방은 받았는데 먹지 않고 남은 게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적이 있는데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2180억원 정도나 된다. 다른 조사에서는 대한약사회가 전국 약국에서 수거한 폐의약품이 394톤으로 나와있다. 생각보다 엄청난 규모인데 더 큰 문제는 의약품 폐기 방법이다.

대개 우리가 먹다 남은 약을 버리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①종량제 봉투에 그냥 버리기
②약국이나 보건소에 반환
③싱크대나 변기에 버리는 경우
인데 약국이나 보건소에 갖다주는 경우는 비율이 매우 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 성인 589명을 대상으로 남은 약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설문조사를 해보니 ‘쓰레기통 하수구 변기에 버린다’가 55.2%, ‘향후 사용을 위해 보관한다’가 36.1%였고, 약국이나 보건소에 반환한다는 8%에 불과했다. 지역마다 숫자가 약간씩 다를 수는 있는데 약국에 반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은 건 분명해보인다.

일단 정부에서 권고하는 건 약국이나 보건소 수거함에 반환하는 건데, 수거된 약은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고 한다.

환경부 생활폐기과 관계자
"약국이나 일단 보건소 등으로 배출되는 폐의약품은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수거해가지고요 일단 소각 처리하고 있습니다."

원칙은 이런데 현실에선 제대로 체계가 안 잡혀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한 약국 3곳 모두 폐의약품 수거함이 없었는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제때 약을 가져가지 않아 수거함을 치우는 약국도 있다. 경기도의 한 약국에선 보건소에서 수거하신다고 하셨지만 여의도에 한 약국에서는 약사님이 직접 보건소로 운반하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일관된 체계가 없어서 수거를 해도 바로바로 소각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폐기된 약을 제약회사에서 수거해가는 경우도 있을까?

대한약사회 관계자
"그거 가져가서 쓰레기 가져간다는 것밖에 더 됩니까. 그럴거예요. 자기네들이 그렇게 되면 수거하는 비용 처리하는 비용이 또 들잖아요."

약국에서 제약회사에서 사온 약이 남으면 어떻게 될지도 물어보니

대한약사회 관계자
"보통 조제약 알이 500-1000알 정도 들어 있는데…100알 정도밖에 안 쓰고 다른 걸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남은 약이 불용재고의약품이에요. 이건 약국에서 쓸 순 있는데 의사들이 처방을 안 한다 뿐이죠. 처방을 안 하니까 그냥 소위 말하는 폐기(유효기간) 까지 사용이 안 되면 그냥 버려지는 거겠죠. 약국에 남는 약들은 다른 해법들을 찾아서 그걸 줄여나가는 걸 찾아야 하는 거죠."

다음으로 일반 가정에서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어떻게 될까. 종량제에 버려도 일반쓰레기라 소각된다고 한다.

환경부 생활폐기과 관계자
"
똑같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면 소각 처리가 되기 때문에 일단 안전하다."

다만 종량제 봉투에 의해 배출되는 폐기물 중 60%는 소각되지만 30%정도는 매립해야하는 쓰레기라고 한다. 매립된 경우엔 정화를 해서 처리한다고는 하지만 이 경우 의약품 성분이 하천에 유입될 수 있다는 걸 환경부에서도 인정하고 있었다.

환경부 생활폐기과 관계자
"지자체 같은 경우에 이제 소각 시설이 없는 곳이 있어요. 소각장이 없어가지고 매립장만 있을 경우에는 이제 이게 보통 종량제 봉투로 배출이 될 것이고...매립장으로 바로 갈 가능성이 높고요. 최대한 정화를 하고 일부 미처리된 것들 네 좀 하천으로 유입될 수는 있는 문제는(있습니다)..."

분리수거장 보면 폐의약품 모으는 곳도 있는데 이건 왜 그럴까. 이런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환경오염이 심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생활폐기과 관계자
"따로 모으는 것은 일반적으로 폐의약품을 따로 모으는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이거를 그냥 화장실 변기에 버린다거나 약이 들어있는 용기 자체를 플라스틱 용기다 해가지고 분리 배출함에 넣는다든지 이런 행위가 있을 수가 있거든요."

그럼에도 영상 앞에 나온 설문조사에서 보듯 의약품을 분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낮은 편인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환경부 생활폐기과 관계자
“예를 들어 약물 시럽 같은 경우에 특히 유아들이 이제 마시는 감기약 같은 거 있잖아요. 물약하고 가루약을 타서 마시고...씻어서 다음에 또 타서 먹어야 하니까 그 용기를 이용해서 그러면서(씻으면서) 물로 하수를 통해서 흘러가는 경우도 있고 설문조사에 의하면 일부 남은 약을 변기에다 버린다...(약이) 유입되면 하수처리장에서 이게 100% 제거가 안 되니까 하천으로 정화된 물 중에 일부 항생제 물질이 검출된다라는 그런 유추도 가능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