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폭로' 본 전문가들 "특이한 사례, 신뢰 갈만"

김지성 기자, 최지은 기자, 김지은 기자, 정경훈 기자 2023. 3. 17.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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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가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들이 각종 범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성 발언을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심리 전문가들은 A씨가 불안한 상태인 것은 맞지만 주장의 구체성 등을 고려하면 폭로 내용이 대체로 믿을만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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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교수 "양심 가책과 동시에 가족관계 결핍·앙심"시민들도 '전씨일가 구성원 과오 첫 인정' 긍정적 반응
고(故) 전두환씨가 손자인 A씨 형제를 안고 있다. /사진=A씨 SNS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가 자신의 가족과 주변인들이 각종 범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내용의 폭로성 발언을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심리 전문가들은 A씨가 불안한 상태인 것은 맞지만 주장의 구체성 등을 고려하면 폭로 내용이 대체로 믿을만 하다고 설명했다. 전씨 손자 A씨는 지난 14일부터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유튜브 채널에 전씨 일가가 불법 행위를 일삼아 왔다고 폭로했다.

A씨가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족에 대해 폭로했다. /사진=A씨 유튜브 캡처


전문가들은 A씨가 전씨 일가의 과오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과 어머니를 소외시킨 가족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폭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앞서 아버지인 재용씨 외도로 어머니가 장기간 암 투병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보통 범죄자들은 자기 행위에 대해 변명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어쩔 수 없이 이뤄졌다는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는데 A씨는 가족과 지인 범죄를 폭로하며 자신 역시 범죄자라고 주장하는 특이한 사례"라며 "자기 처벌적 심리, 쉽게 말해 양심의 가책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족 관계 속에서 느끼는 결핍이나 앙심 등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며 "어머니를 버린 전씨 일가에 대한 앙심이 가장 큰 것 같고 본인이 자살 시도를 했을 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아 더 심화된 앙심을 품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폭로 내용의 신빙성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울증과 마약 투약 등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보이지만 A씨가 제시한 사례나 증거 등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다.

김 교수는 "폭로한 내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례나 사진 등을 증거로 내놓고 있고 지속적으로 폭로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갈 만하다"고 말했다. 본인이 마약 투약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 것과 관련, "약물이 심리적 억압을 어느 정도 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29일 오후 대구 팔공총림 동화사에서 열린 전두환 전 대통령 삼우제에 참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고 있다. 2021.11.29/뉴스1


A씨의 폭로에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전씨 일가 구성원이 직접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대학생이었다는 공무원 김성근씨(58)는 "독재 정권을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가 더 뜻깊다"며 "한 세대가 저물고 그 다음 후손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정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재혁 5·18유족회장은 "전씨 일가가 부정 축재로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것은 짐작한대로이고 추징금 추징과 함께 전씨 일가의 축재 과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전씨 일가의 진면모를 밝혀 소중한 민주화 가치를 잃지 않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전씨가 나온 언론보도로 (사회적) 관심이 생긴 것을 알고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추징금의 경우 당사자 사망시 상속이 안 돼 더 이상 추징이 안 된다"면서도 "전씨 발언 내용에 비춰봤을 때 혹시 범죄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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