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내는 ‘이 성분’ 먹으면, 살 빠져...위고비랑 같은 원리?

ㅣ일본 도쿄 시바우라 공업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 폴리페놀 효능 분석
ㅣ폴리페놀, 위장관 내 수용채 자극해 호르몬 분비해
ㅣ당뇨병·비만 치료제인 GLP-1, 식사 후 혈당 상승 억제해

폴리페놀은 과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에서 쓴맛을 내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상부 소화관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대장으로 이동한 후 배설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폴리페놀의 쓴맛이 신체의 호르몬을 조절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Gastrointestinal hormone-mediated beneficial bioactivities of bitter polyphenols, 장내 호르몬 매개로 한 쓴맛 폴리페놀의 유익한 생체 활성)는 식품 생명 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푸드 바이오사이언스(Food Bioscience)’에 게재됐다.

폴리페놀의 쓴맛이 신체의 호르몬을 조절해 비만과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ㅣ출처: DALL·E

폴리페놀은 혀에서 쓴맛을 인지하는 수용체인 T2R과 결합해 쓴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수용체가 단순히 혀뿐만 아니라 위장관 등에서도 존재하며, 그 활성화가 소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도쿄 시바우라 공업대학교, 다카사키건강복지대학, 도쿄 대학 드리고 이탈리아 칸타자로 대학 공동 연구팀은 폴리페놀 섭취가 위장관 내 호르몬 분비를 어떻게 촉진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호르몬이 체중과 혈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연구진은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GLP-1과 CCK라는 호르몬이 식욕 어제와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GLP-1은 식사 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에도 적용되고 있다.

단, 폴리페놀의 경우 흡수율이 낮아 혈액 내 농도는 낮지만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폴리페놀은 현재의 GLP-1 표적 약물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약물보다 더 안전하면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폴리페놀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식단에서 특히 쓴맛이 나는 폴리페놀 섭취를 늘리려면 다크 초콜릿, 체리, 크랜배리 등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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