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업체 한국에 5조원 투자..한미 FTA 활용해 IRA 우회 전략

미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싶어하지만 이미 세계 최강 배터리업체로 인정받은 중국 기업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 기업들과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달 초 "한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중국 회사들이 4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배터리업체인 링보 론바이가 한국에서 연간 8만톤의 3성 전구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배경은 힌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한미 FTA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어서다.

앞서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저장 화유코발트는 올해 4,5월 각각 LG화학, 포스코퓨처엠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공장을 건립한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가 중국 CNGR과 경북 포항에서 니켈 정제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SK온도 올해 3월 에코프로 및 중국 기업 거린메이와 전북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건설을 목적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상이 명확하게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IRA 법안에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다. 중국을 포함한 우려 국가 기업의 부품이나 우려국에서 가공된 광물을 사용하면 2024년, 2025년부터는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조항도 있다. 한국 정부는 우려국가 기업의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상태다.


미국은 중국과 같은 '관심 대상국'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부분을 허용하고 금지할 것인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이 때 합작회사의 형태까지 규제한다면 중-한 합작기업이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LG는 이에 대응해 만약의 경우 중국 화유 코발트와 합작한 기업을 완전히 매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리서치 업체인 SNE 제임스 오 부사장은 "미국은 중국 기업을 전기차 공급망에서 배제할 수 없다"며 "그들이 한중 파트너십을 금지한다면 미국은 결코 전기차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도 중국 배터리 기업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한국과 비슷하게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 공장을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호주,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싱가포르 등이다. 그 중 한국이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했을때 최적이라는 것.


중국 배터리 기업과 파트너십은 한국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 배터리시장과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석권하고 있다"며 "특히 음극재, 양극재는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도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해 쓰고 있는데다 중국 파트너로부터 첨단 배터리 기술도 습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명규 회원지원실장은 "배터리 원자재가 한국에서 생산된다면 한국은 더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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