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활성화 등에 힘입은 메리츠증권의 올해 1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시스템 먹통 사태 등이 잇따르면서 민원이 속출하는 가운데 안정성 회복이 과제로 지목됐다.
9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4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0.8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일반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0.1% 줄어든 3876억원, 당기순이익은 10.91% 감소한 1780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해외 부동산 관련 부담 완화의 영향으로 기존의 강점인 기업금융(IB)과 부동산금융 중심의 견조한 이익을 낼 것"이라며 "최근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리테일 부문과 전통 IB 등에서 추가 이익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의 올 1분기 기업금융 부문 영업순수익은 116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PF 업황이 점차 활력을 나타낸 것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메리츠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우량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부동산PF 규모가 8조8000억원 증가했다"며 "대형사들의 PF 관련 부실자산은 약 8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를 넘어선 올해 전망도 실적 상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환율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주저해온 금리인하 카드를 이달 안에 내놓기로 했다. 미국 관세부과 문제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하기도 하지만, 낮아진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더는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금리인하는 PF사업자의 금융비용을 줄여주며,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돼 증권사가 PF대출을 다시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이 된다. 이에 최근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평가됐던 PF사업들도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IB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 부동산PF가 더 활성화돼 실적 개선세를 이끌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메리츠증권의 재무와 시스템 안정성이 흔들리며 활기를 띠던 실적 개선세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1조9095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2조2501억원 증가했다. 부실자산에 해당하는 요주의이하자산은 31% 늘어난 1조1564억원, 고정이하자산은 38.67% 증가한 6049억원이었다.
여기에 1분기에 발생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는 메리츠증권의 부실자산 규모를 키울 요인으로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에 6551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메리츠증권의 요주의이하자산 관리가 필요해졌다"며 "향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계획, 담보권 실행 등 채권 회수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실자산 확대와 함께 투자 플랫폼의 오류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도 메리츠증권의 안정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메리츠증권은 2월 나스닥 종목의 병합비율 산정 실수를 저지른 데 이어 6일에는 해외 주식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스시템(MTS)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메리츠증권은 해외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번 시스템 오류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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