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자동차 마니아가 만들어낸 맥라렌의 차세대 하이퍼카 W1 [인터뷰]
이런 하이퍼카를 오랜 시간동안 만들어온 업체가 있다. 바로 맥라렌이다. 시작은 F1이었지만 이 기술을 양산차에 녹여내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다른 제조사와 다른 특유의 엔지니어링적인 이미지를 품고 있기도 하다. 대중들에게는 맥라렌 F1과 P1으로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슈퍼카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맥라렌 W1 프로덕트 매니저 헤더 피처(Heather Fitcher)는 그야말로 자동차 마니아다. 어릴때부터 장난감이나 인형을 갖고 놀기보다 F1과 같은 레이싱을 보면서 자랐을 정도. 약 15년 전부터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한 후 맥라렌에 합류한지 5년 정도 됐다. 맥라렌에서도 그녀의 실력을 알아본 것일까? W1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그녀를 발탁했다.
사실 W1은 그녀가 맥라렌에 합류하기 전부터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P1이 등장한 순간부터 다음세대 슈퍼카를 고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W1 개발의 초창기 목표는 바로 '경량화'였다고. 그녀는 "맥라렌이니까 가벼워야했고, 그것이 우리가 정한 초기 목표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갑자기 문득 떠오른 질문이 있었다. 왜 모델명이 'W1'인지 말이다. 이에 헤더 피처 프로덕트 매니저는 "F1과 P1의 후속 모델이라는 뜻에서 이 차는 반드시 1로 끝나는 이름을 가져야 했다는 것은 확실했다"고 언급했다.
중요한 부분은 앞글자인데, 맥라렌의 아이덴티티를 녹이고자 하는 사고방식이 모델명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맥라렌이 F1을 비롯한 모터스포츠에서 월드 챔피언십(World Chapionship)을 획득했다는 점, 그 속에서 수십번 승리(Win)를 했다는 점을 기념하고 축하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W'라는 이름이 팀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해줬다.
물론 최고의 팀으로 W1이 탄생했지만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헤더 피처 프로덕트 매니저는 "디자이너는 정말 우아하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공기역학적으로 한계가 따르는 경우도 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두 팀이 긴밀히 협조한 덕분에 윈윈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만큼 모두가 열정적이었다. 이번 W1 치프 디자이너 토비아스 슐만(Tobias Sühlmann)은 인터뷰 자리에서 스케치북을 들고 나와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해줬을 정도다.
독특한 형태의 도어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고의 공기역학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전체가 하나의 큰 디퓨저 역할을 해야하는데, 일반적인 도어 형태를 적용하면 공기 흐름이 끊길 수 있다. 특히 "힌지 디자인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컨셉을 선택했고, 지붕위에서 도어가 열리는 방식을 적용해 공기흐름을 최적화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성능에만 집중했을까? 그것은 아니라는 것이 토비아스 슐만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W1은 운전이 편안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편해야 한다. 다른 차를 생각해보면 너무 성능에 초점을 맞추면 어깨 공간조차 너무 좁은 경우도 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지만 편안하게 앉을 수 있기를 원했다. 바로 이 실내공간이 우리가 타협하지 않은 점이다"라고 언급했다.
토비아스 슐만 치프 디자이너 역시 모터스포츠 마니아다. 단순히 직업적으로 다양한 디자이너 분야 중 자동차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자동차를 좋아했고, 이것이 직업으로 연결된 사례다. 헤더 피처 프로덕트 매니저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 모두 지독할 정도로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를 엔지니어로 만들었고, 결국 W1을 탄생시킨 주역이 됐다.
자동차 마니아가 탄생시킨 하이퍼카 W1.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앞으로 수십년간 모든 자동차를 동경하는 이들의 목표이자 환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