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판 없어져도 괜찮나..모델3이어 미니는 HUD 대체

자동차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화면이 바로 계기판이다. 계기판은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를 표시한다. 운전자가 주행에 있어서 필요한 RPM, 속도 정보, 연료 게이지, 수온 게이지, 기어 상태, 주행 정보 등을 표시한다. 하물며 요즘 차량들은 내비게이션 및 사이드미러를 대신하는 캠 영상과 미디어 등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최근 자동차의 IT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전동화 차량이 등장하면서 점점 계기판의 필요성이 흐려지고 있다. 계기판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RPM의 경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계기판에서는 아예 사라진지 꽤 오래됐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HUD 도입에 따라 속도 정보와 트립 컴퓨터 정보를 띄우기 위해 굳이 계기판을 따로 갖출 필요가 없어서다.

계기판 존재의 목적은 운전자의 시야 접근성이 우수해 전방을 주시하면서 각종 정보를 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 전방 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띄워주는 HUD의 등장으로 시야의 동선이 더욱 짧아졌다.

더불어 대시보드 센터에 위치한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도 계기판을 무용지물로 만들곤 한다. 웬만한 대형 태블릿PC보다도 커진 센터 디스플레이에 주행정보뿐 아니라 미디어,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조작 등의 필수 정보를 띄워주기 때문이다.

양산차 가운데 계기판을 통째로 없앤 대표 모델로 테슬라 모델3가 꼽힌다. 2018년 등장한 모델3는 아예 계기판을 없애고 센터 디스플레이에 모든 주행정보를 통합했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3 의 경우 15.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속도, 내비게이션 정보, 미디어, 트립 컴퓨터 등 방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센터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적정 위치로 시인성도 확보해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극치로 꼽힌다.

올해 5월 출시된 신형 미니 쿠퍼와 컨트리맨도 계기판이 사라져 깔끔한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삼성과 합작한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얇은 베젤과 9.4인치의 사이즈를 자랑한다.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를 보면 속도와 기어, 주행 가능거리, 연료 게이지 등의 정보를 화면 상단에 고정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전면 윈드실드 시야와 디스플레이 상단의 주행 정보 시선과 일치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계기판을 없애니 실내 디자인이 더욱 깔끔해 좋았다.

계기판이 운전석에서 사라진 것은 모델3와 미니가 최초가 아니다. 토요타 구형 프리우스 또한 운전석이 아닌 실내 정중앙에 계기판이 달려있다. 과거 쌍용의 미니밴 로디우스, GM대의 경차 마티즈 또한 정중앙에 계기판을 장착했다.

모델3와 미니 또한 계기판이 실내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사실상 고정형 계기판 역할을 한다. 아울러 미니는 HUD를 통해 계기판 주요 정보를 전달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전부터 계기판을 중앙으로 옮기려는 시도는 항상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GM대우가 1990년대 마티즈를 출시하면서 "계기판이 실내 중앙에 있으면 시선이 수평으로만 움직여 전방 시야확보에 더욱 이롭다"고 설명한 바 있다. 운전석 계기판이 없어지고 대시보드 중앙으로 오는 것이 불만인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시야가 중앙으로 이동하게 되니 이질적이며 불편하다는 것이다.

과거 차량에는 현재와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나 HUD가 아닌 아날로그 계기판이 단지 중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계기판을 없앤 차량이 성공한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운전석 앞에 계기판이 달린 차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개발비도 줄일 수 있는 요소다.

이재웅 에디터 jw.lee@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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