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축알못’도 재밌는 월드컵 관람 지침서
4년마다 돌아오는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11월 21일 드디어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막이 오른다. 한국 대표팀이 속해 있는 H조의 관전 포인트를 비롯, 월드컵 내 다양한 볼거리를 골라봤다.
대한민국
피파랭킹 28위 | 감독 | 파울루 벤투
관전 포인트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전술이다. 후방 빌드업(수비 진영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차근차근 공격 진영으로 공을 옮겨가는 작업)과 점유율을 중시하며 수비 라인을 높이 올리는 벤투 감독의 전술은 자기 진영에 내려앉아 수비하는 아시아 지역 예선 팀들 상대로는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브라질, 코스타리카 등과의 친선 경기에서는 공을 빼앗기 위해 상대가 거세게 압박해오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벤투의 전술이 월드컵에 출전하는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지, 본선에서 깜짝 '플랜B’를 보여줄지 지켜보자.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대들보 같은 선수들이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국가대표팀에서 공수를 잇는 역할은 이재성 선수가 전담해왔다. 유려한 드리블로 볼을 간수하고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 기여도가 높은 그는 벤투 감독의 전술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소속팀인 독일 'FSV 마인츠 05’에서도 꾸준하게 주전으로 활약하며 경기 감각도 날이 서 있는 상태. 이번 월드컵에서 눈에 띄진 않지만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그를 눈여겨보자.
우루과이 (vs 11월 24일 밤 10시)
피파랭킹 14위 | 감독 | 디에고 알론소
현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미드필더가 누군지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스페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 소속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거론할 것이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빠른 발로 필드 전반을 휘저으며 득점까지 책임지는 그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전천후 미드필더다.
가나 (vs 11월 28일 오후 10시)
피파랭킹 60위 | 감독 | 오토 아도
2002년생 카말딘 술레마나는 프랑스 리그1 '스타드 렌’ 소속의 젊은 윙어다. 빠른 주력과 위협적인 드리블로 수비를 흔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2021년 유럽 5대 리그에서 21세 이하 선수 중 가장 높은 드리블 성공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여름부터 꾸준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클럽들과 연결되고 있을 만큼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는 유망주다. 한국은 측면 수비가 약점으로 꼽히기에 더욱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포르투갈 (vs 12월 3일 밤 12시)
피파랭킹 9위 | 감독 | 페르난두 산투스
주앙 칸셀루는 다재다능함을 높게 평가하는 현대 축구에 최적화된 측면 수비수다. 수비수이지만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내고 드리블로 측면을 휘젓는 능력도 겸비하고 있다. 오른발, 왼발을 가리지 않고 날려대는 중거리 포와 크로스킥 또한 매우 위협적이다. 하지만 상기했듯 공격적인 측면 수비수 칸셀루를 산투스 감독이 잘 활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관전 포인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만 골라 보기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너무 많다. 특히나 이번 카타르 월드컵 경기 시간대는 다른 국가대표팀의 시합을 보기에도 좋게 짜여 있다. 월드컵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다양한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스포츠에서는 'GOAT’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냥 읽으면 염소인데 풀어쓰면 'Greatest Of All Time’으로,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이란 뜻이다. 축구에 대해 관심이 없어도 아르헨티나 국적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는 들어봤을 것이다. 메시는 GOAT로 언급될 만큼 위대한 커리어를 쌓아 올렸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흠결이 있다면 진열장에 월드컵 트로피가 없다는 것.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조차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게 만들던 그의 나이는 올해 35세. 세월은 피하지 못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메시는 소속 클럽 'FC 바르셀로나’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만 국가대표팀에만 오면 소속 팀에서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무엇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가장 뼈아팠다. 결승전에서 독일에게 패배하며 메시는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월드컵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트로피를 받고도 웃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주목할 사실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지난해 남미 대륙 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하며 메시는 성인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의 중심에는 메시가 있었다. 라이벌 브라질을 상대로 한 결승전, 1 대 0 승리가 확정되는 휘슬 소리가 들리자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일제히 메시에게 가서 안겼다. 대회 직후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한 인터뷰에서 "메시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선물하고 싶다"며 "메시를 위해 죽을 준비도 돼 있다"는 말을 남겼다. 메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아르헨티나는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 과연 메시는 자신의 마지막 숙원을 풀며 커리어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우승한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이변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축구가 이변이 많은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강력한 전력의 국가들이 일관되게 맥을 못 춘 것일까. 우승국 징크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승팀이 '성공 공식’에 갇힌다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한다.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팀은 성공 경험에 따라 선수진과 감독이 4년 뒤 다음 대회에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인다. 감독도 기존의 승리 공식을 견지하며 전술을 크게 수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나이가 4살 많아진 선수들이 대회에 나서 전력이 감퇴하고, 일관된 전술은 분석을 통해 간파당한다는 것.
과연 이번 대회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는 어디까지 올라갈까. 일단 선수진은 의도치 않게 변화를 맞았다. 2021~2022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가 월드컵 개막 하루 전 허벅지 부상으로 낙마했다. 미드필더에서 창의력을 불어넣던 폴 포그바와 공을 쓸어 담던 은골로 캉테 또한 부상으로 낙마했다. 2018년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의 활약도 예전만 못하다. 물론 탄탄한 수비진과 주전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는 여전히 건재하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이 부진해 다시금 '축구공은 둥글다’는 격언이 떠오를지 지켜볼 만하다.
스페인은 탄탄한 중원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를 구사한다. 2018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스페인 국가대표팀은 평균 76%의 볼 점유율을 보여줬다.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현존하는 가운데 적절한 젊은 피 수혈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최근의 국제 대회인 유로 2020에서는 4강에 올라 우승국 이탈리아에게 승부차기로 석패한 바 있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8강을 목표로 한다고 공언했는데 조별리그부터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독일, 스페인과 같은 조에 속하자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은 허탈한 표정을 지어 많은 이의 공감을 샀다. 두 강호 사이,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죽음의 조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해볼 만하다.
‘다크호스’는 경마 경기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뛰어난 활약을 펼친 말을 일컫는다. 축구에서는 통상 주목받지 못한 팀이 강자들을 꺾으며 이변을 일으킬 경우 다크호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번 월드컵의 다크호스로는 덴마크가 자주 거론된다. 덴마크는 유로 2020 조별리그에서 핵심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2연패를 했음에도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4강에서 잉글랜드에게 연장전 접전 끝에 패배했다. 유럽 지역 예선에서도 9승 1패로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프랑스, 호주, 튀니지와 같은 D조에 속해 있다.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보다 전력이 앞서 무난한 16강 진출이 예상된다. 시몬 키예르(AC 밀란),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FC 바르셀로나), 손흥민 선수의 동료이기도 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토트넘), 그리고 심 정지 이후 필드에 복귀한 기적의 주인공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탄탄한 선수진도 돌풍의 주인공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축구는 발로 하지만 잘생긴 선수들이 필드를 누비는 모습은 볼거리를 한층 더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게 될 자타 공인 미남 선수들을 뽑아봤다.
미나미노 다쿠미(일본)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미나미노 다쿠미. 소속 클럽에서 부진할 때도 국가대표팀에만 소집되면 미나미노는 빼어난 활약을 보여왔다. 그는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도 출중해 일본 현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축구선수로 꼽힌다.
파울로 디발라(아르헨티나)
올 시즌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유벤투스’에서 'AS 로마’로 둥지를 옮긴 파울로 디발라. 소년같이 앳된 얼굴에 왼발잡이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유벤투스의 판타지스타 계보를 이어왔다. 득점 후 엄지와 검지로 얼굴을 가리는 디발라 특유의 '가면 세리머니’를 본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가슴이 설레기 마련.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
온갖 기행과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주목받아온 앙투안 그리즈만. 그는 시대를 잘 맞춰 태어난 진정한 '관종’이다. 과거에 비해 비교적 평범해(?)진 그의 스타일은 '이 선수가 원래 이렇게 훈훈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킴 지예흐(모로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런던을 연고로 하는 '첼시’ 소속의 공격수 하킴 지예흐. 모델을 연상케 하는 길쭉길쭉한 팔다리를 보면 여기가 필드인지 런웨이인지 헷갈릴 지경. 그러나 킥을 할 때마다 마법을 부리는 왼발은 그가 축구선수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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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뉴시스 동아DB
사진제공 우루과이축구협회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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