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공원 3.5배 꽃바다, 중장년도 반한 봄 산행 명소 3
꽃이 활짝 피는 계절, 산은 어느 때보다 화사한 빛으로 반겨준다. 이 시기에는 연분홍 진달래부터 노란 산수유와 분홍 벚꽃까지 고운 자태가 곳곳에 펼쳐져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여의도공원 면적의 3.5배에 달하는 대규모 진달래 군락처럼, 전국의 봄 산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꽃길을 선사한다. 원근감이 살아있는 능선과 함께하는 꽃길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여행 코스로, 계절이 주는 위로가 온전히 스며든다.
가벼운 둘레길 산책을 찾든 본격적인 능선 산행을 원하든, 봄 산이 주는 즐거움은 어느 연령대에게나 소중한 추억이 된다. 주말이면 산 정상부터 마을 입구까지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살짝 한적한 코스를 택하면 더욱 오롯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아래 세 곳은 각각 진달래, 산수유, 벚꽃의 색감이 뚜렷하게 살아있는 명소다. 꽃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뭉쳤던 피로가 사라지고, 기분 좋은 설렘만이 가슴 가득 남는다.
화왕산
경남 창녕의 화왕산은 가을억새가 유명하지만, 봄에 찾아가면 또 다른 감동을 만끽한다. 산 전체가 연분홍 진달래로 물드는 때면, 6.5km에 이르는 긴 능선 코스가 끝없이 이어지는 꽃길로 변신한다.
여유롭게 트레킹을 즐기고 싶다면 옥천 매표소에서 시작해 동문을 거쳐 남문, 배바위를 지난 후 서문을 찍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약 4시간 코스를 추천한다. 상대적으로 사람 붐비는 자하골 코스보다 한적한 분위기라, 봄꽃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풍경을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중간에 만나는 고즈넉한 화왕산성과 창녕 들판 전망은 여정의 즐거움을 한층 높이는 포인트다. 정상부에 다다르면 진달래 군락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하늘 위에 펼쳐진 꽃밭에 올라선 듯한 기분이 든다.
교통편은 창녕 시내에서 차로 약 20~30분 거리에 옥천 매표소가 위치하며, 자차 방문이 편리하지만 창녕터미널에서 운행하는 버스도 있으니 미리 시간을 확인하면 좋다. 가까운 화왕산 자락에는 온천과 생태공원 등이 자리해, 산행 뒤 여유롭게 주변 명소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
원적산
경기도 이천에 자리한 원적산은 봄이 오면 노란 산수유로 뒤덮이는 장관을 선사한다. 산봉우리가 높지 않아 초보자부터 어르신까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으며, 능선길이 비교적 부드럽고 완만해 누구나 느긋한 꽃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원적산 둘레길은 작은재골을 시작으로 도리봉과 미금골, 낙수재, 육괴정을 지나 산수유마을 입구에 이르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중간중간 정자와 약수터가 등장해 휴식을 취하기 좋고,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봄 소식을 환하게 전하는 산수유꽃이 군락을 이룬다.
이천백사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마을 곳곳에서 꽃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행사를 만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매해 조금씩 달라지므로,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근처에는 이천 도자기축제나 온천단지가 가까워, 반나절 정도 더 할애해 지역 명소를 함께 둘러보면 풍성한 일정을 만들 수 있다. 서울에서도 차량으로 약 한 시간 반 정도면 도착 가능해, 가벼운 봄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비슬산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명산 비슬산은 봄이 되면 유난히 많은 인파를 불러모은다. 해발 1,000m 고지에 펼쳐진 100만㎡ 규모의 진달래 군락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스케일로, 분홍빛 물결이 거대한 카펫처럼 펼쳐진다.
비슬산은 정상부가 평탄하고 능선이 부드러워, 중·장거리 코스를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은 산행 초보자에게도 적합하다. 대표 코스인 유가사에서 대견봉, 대견사 터를 거쳐 비슬산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길은 약 5시간 소요되며, 중간중간 이어지는 암릉과 고즈넉한 사찰 흔적이 걷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대견봉 인근 진달래 군락은 만개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그야말로 장관을 마주하게 된다. 주말에는 교통이 혼잡하니 평일이나 이른 아침 시간을 선택하면 좀 더 쾌적한 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는 사문진나루터나 달성공원 등 대구 명소가 다수 위치해, 하루 코스로 알차게 묶어 여행하기에 좋다. 재충전을 원하는 이들에게, 꽃길과 문화유적이 어우러진 비슬산 여행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봄날의 선물이다.
봄이 짧다고 하지만, 이 계절 안에는 유독 빛나고 향기로운 순간들이 담겨 있다. 산행길에서 마주하는 형형색색 봄꽃과 싱그러운 산내음은, 잠시나마 일상의 번잡함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쉼이 된다.
꽃길 위를 걷는 동안 누구든 마음 한켠에 따스함을 가득 채우게 된다. 진달래와 산수유, 벚꽃의 삼중주가 반겨주는 이 봄 산행 명소들을 놓치지 말고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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