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과자·음료 왜 비싸졌나 했더니···‘대체 설탕’도 10조원대 담합 확인

이창준·김정화 기자 2026. 4. 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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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가 23일 서초구 서울고검 브리핑룸에서 전분당 및 부산물 가격 담합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자·음료·맥주 등에 들어가는 전분과 당류(전분당) 가격을 담합해 8년 동안 10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국내 기업 3곳과 임직원 등 2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분당 담합 규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담합 기간 전분과 당류 가격은 그 전보다 각각 최대 73%, 64%씩 급등했다.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규모는 최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23일 대상·사조 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기업이 전분당과 그 부산물 가격을 10조1520억원 규모로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중 대상 등 기업 법인 3곳과 각 법인 대표 및 임직원 22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삼양사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에 따라 형사처벌을 면했다.

전분당을 과점 공급 중인 이들 기업 4곳은 2017~2025년 사이 가격을 담합해 1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 매출을 올렸다. 유형별로는 전분당 일반 답합 규모가 7조2980억원, 대형 실수요처(서울우유, 한국아쿠르트, 농심,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포스코 등)에 대한 입찰 담합 규모가 1조160억원, 부산물 가격 담합 규모가 1조8380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담합 결과 전분 가격은 담합 전보다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까지 치솟았다. 이들의 매출도 같은 기간 연평균 24.5% 늘었다. 담합으로 인해 발생한 소비자 등 피해액은 1조~1조9300억원으로 추산됐다.

기업들은 2017년 7월 실 수요처 입찰 과정에서 처음 답합을 벌였고, 이후검찰에 적발될 때까지 가격 일반 답합과 부산물 가격 담합 등으로 불공정 거래 영역을 넓혀갔다. 전분당 4사는 제품별로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는 기본 합의를 거친 뒤 업체별로 거래처에 제안할 가격 인상·인하 폭을 다르게 설정하는 등 답합 사실을 숨기려고 모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기소된 임직원 중 대상그룹 사업본부장 김모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모 대상그룹 대표이사와 이모 사조CPK 대표이사는 구속 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공정위도 이 사건을 별도로 조사 중이라 향후 이들 기업에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날 3조원대 ‘설탕 가격 담합’ 사건 피고인들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전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최모 전 삼양사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CJ제일제당·삼양사 소속 임직원들은 각각 벌금형과 징역형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법인에는 각각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4년여 동안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가 상승 시에는 설탕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하면서, 원당가가 하락하면 설탕가격 인하를 과소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자진신고자 제도로 과징금을 감면받고도 임직원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대한제과협회 등은 설탕 가격 담합을 벌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등 이번 판결에 따른 추가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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