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의 첫인상은 자연광과 나무결의 조화로 가득 찬 거실이다. 오래된 아파트 특유의 폐쇄성을 깨기 위해, 가족은 거실 중심으로 모든 동선을 재배치했다. 두 개의 침실 칸막이를 걷어내고, 주방과 다이닝룸의 위치를 조정하면서 사각형 구조의 개방형 평면이 완성됐다.

회백색 몰딩과 은은한 살구빛을 머금은 그레이 톤은 공간에 따뜻한 리듬을 부여하고, 원목 플로어는 사계절 내내 안정감을 준다. 그 중심엔 곡선으로 마감된 천장의 구조물이 거실의 부드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견고히 만든다.
햇살로 요리하는 반개방 주방과 식탁 풍경

패밀리형 키친의 완성은 언제나 동선이다. 이 집의 주방은 반개방형 구조로 작아 보이던 면적을 시각적으로 넓혔다. 조리대 깊이를 75cm로 늘려 요리 공간의 효율성을 대폭 높였고, “투라인” 구조로 짜여진 원목 캐비닛은 식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다이닝룸으로 확장된다.

벽면은 손맛 가득한 회백색 타일로 마감되어, 무인양품 특유의 소박하고 장인의 감성을 담아낸다. 곡선 몰딩 천장이 공간을 감싸며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한 포근함에 잠기게 만든다.
책상은 창가로, 뷰는 서재로 끌어안다

공간별 기능은 명확하지만 경계는 흐릿하다. 이 집의 서재는 통일된 톤앤매너 속에서도 적극적인 창의적 구성이 돋보인다. 특히, 거실과 연결된 긴 테이블형 책상과 실내 격자 창을 통해 외부 풍경이 서재 안으로 부드럽게 들어온다.
거주의지가 반영된 이 설계는 아이들의 학습 공간과 부모의 워크플로우를 완벽히 조합했다. 동선에 겹치는 공간을 활용해 일상과 휴식의 균형을 쉽고 자연스럽게 풀어낸 점도 인상적이다.
잘 자고, 잘 숨 쉬는 안방의 미덕

부드러운 곡선은 안방에서도 이어진다. 무성한 녹지가 시선을 사로잡는 창가에는 데이베드와 화장대가 나란히 놓였다. 침대 발치의 가구는 제거하고 TV벽으로 대체해, 기능과 수납, 미니멀리즘 모두를 만족시켰다.

침실 옆 붙박이장은 가구와 벽의 일체감을 강조하고, 라탄 소재 가구들로 꾸며진 내추럴 톤이 이 공간만의 고요함을 극대화한다.
리노베이션이 만든 새로운 루틴

이 집의 리노베이션은 단지 겉모습만 다듬은 것이 아니다. 빛의 흐름에 따라 동선을 유연하게 짰고, 복도를 과감히 줄여 기능 중심의 구조를 만들었다. 수납은 모든 공간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완전 밀폐형으로 설계돼 생활의 질서를 높였고, 내부 창문을 통해 자연광을 유입시켜 실내 어디에서든 따뜻한 빛을 누릴 수 있다.
자재는 원목, 노출 콘크리트, 수제 타일 등 텍스처가 살아있는 것만 골라 감각적인 균형감을 선사한다. 무인양품 스타일의 미니멀함과 시골 풍의 따뜻함이 완벽하게 접목된 이 공간은, 단순함의 미학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