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폴] 전문가 73% “10월에 금리 내린다”… 추가 인하는 없을듯

최온정 기자 2024. 10. 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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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금리차 3.25%P로 축소… “정책여력 넓어져”
1%대 물가, 인플레 우려 낮춰… “인하에 무게추”
“은행 대출규제 효과 확인 후 금리 인하” 주장도
전문가 82% “추가 인하 없다… 연말 금리 3.2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big cut·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국의 금리 인하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 전문가 11명 중 8명은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25bp(1bp=0.01%포인트) 낮은 3.25%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도 금통위가 연내 최소 한 차례는 금리를 낮추리라고 봤다.

다만 금리 결정 과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전문가 중 과반수는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열린 8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7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만에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 기조가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 전문가들 “美 연준 빅컷으로 한은 정책여력 넓어졌다”

조선비즈가 6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명(73%)은 오는 11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3.25%로 인하될 것으로 봤다. 나머지 3명(27%)은 3.5% 동결을 예상했다. 과반수 전망대로 금리가 결정된다면 기준금리는 작년 2월부터 시작된 동결 흐름이 1년 9개월 만에 종료된다.

그래픽=정서희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한은의 정책 여력이 넓어졌다는 것에 주목했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미국 연준이 금리를 종전 5.25~5.5%에서 5.00~5.25%로 낮추면서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고치였던 3.5%(한국 3.5%·미국 5.5%, 상단기준)에서 3.25%로 축소됐다. 이로써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을 우려했던 한은도 부담을 덜게 됐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대외 부담 완화로 10월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만장일치 인하를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만장일치 인하를 점치면서 “미국의 빅컷 이후 한은의 금리인하 여지가 더 생겼고, 미국 대선 이후 추가 빅컷 가능성도 존재해 한은이 금리인하 여지를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대로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진 점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줬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1.6% 오르면서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갔다. 올해 들어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과 3월 3.1%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CPI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금통위가 물가 여건의 진전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에는 경기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인하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했다.

◇ 추가 인하 가능성은 ‘부정적’… 연말 금리 수준 3.25% 유력

동결을 점친 전문가들도 다음번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봤다. 금리 동결을 예상한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를 기록하는 등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져 금리 인하 환경이 충분히 구축됐다”면서 11월에는 기준금리가 현행 3.5%에서 3.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정부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봤다. 그는 “물가와 경기는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금리 인하가 절박하게 필요한 수준은 아닌 만큼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금융안정과 관련 여러 정부 대책과 규제, 정책들의 효과와 영향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다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 대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전문가 11명 중 9명은 연내 금리 인하가 총 1번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남아있는 금통위는 10월(11일)과 11월(28일)이 전부다. 이달 금리를 내릴 경우 1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나머지 2명은 10월과 11월 금통위 모두 금리를 내려 연말 금리 수준이 3.00%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0월 첫 인하 이후 연속 인하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면서 “10월 인하 이후 금융안정 등 관련 데이터를 살펴본 후 내년 2월 두 번째 인하에 나설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10월 금리인하 실시 이후 연속 인하는 정책효과 점검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에서는 소수의견 등장 가능성도 커졌다. 전문가 11명 중 5명은 금통위원 7인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봤지만, 나머지 6명은 소수의견 등장을 전망했다. 6명 중 3명은 동결을, 나머지 3명은 인하를 예상했다. 이번 금통위에 소수의견이 등장한다면 작년 2월 조윤제 전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인상을 주장한 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만장일치 기조가 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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