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치어리더 안지현 인스타그램
바람이 불면 드레스도 감정처럼 흔들린다. 치어리더 안지현이 보여준 화이트 슬립 드레스는 그 어떤 장식 없이도 계절의 정서를 꿰뚫는다. 샌프란시스코의 고전적인 돔 건축 앞에서, 그녀는 마치 시간 여행자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품었다. 얇은 끈, 풍성한 실루엣, 겹겹이 쌓인 쉬폰은 여름이 가장 사랑하는 질감이다.
슬립 드레스는 1920년대 플래퍼 걸의 자유로움부터 90년대 케이트 모스의 그랜지 시크까지, 늘 시대와 함께 진화해왔다. 안지현이 선택한 슬립 드레스는 특히 순백 컬러로 눈부신 햇살보다 청량했고, 튜브탑 위에 덧댄 시스루 디테일은 속살처럼 은근히 눈길을 끌었다. 단 하나의 액세서리 없이도 완성되는 이유다.

/사진=치어리더 안지현 인스타그램
이런 드레스는 ‘꾸안꾸’의 정점에 있다. 머리를 질끈 묶거나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얹는 것만으로도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샌들 대신 스니커즈를 신으면 무심한 스트리트 무드가 더해지고, 반대로 리넨 블레이저를 툭 걸치면 도심 속 로맨티시스트가 된다.
화이트 슬립 드레스는 누구에게나 허락된 여름의 드레스 코드다. 특별한 날보다 일상에서 더 빛나는 이 아이템은, 가볍게 입되 마음만은 깊게 남긴다. 그런 의미에서 안지현의 이번 스타일링은 계절의 무드보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은 슬립 드레스의 계절이다. 하늘하늘한 이 한 벌만으로, 당신의 하루가 영화처럼 흐르길 바란다.

/사진=치어리더 안지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