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막히고 수수료도 인하?…하반기 전망에 카드사 '울상'
금감원, 카드론 확대 제동 나서…수수료율 추가 인하 가능성도
카드사 "향후 실적 부담 커질 것으로 예상"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론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선 가운데 카드론 규제 강화 시 카드사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연말 카드 수수료율 인하 검토까지 예정돼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론 취급액이 급증한 카드사 3곳에 리스크 관리계획 제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해당 카드사들이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리스크 관리 소홀로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신용카드사 9곳(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총 41조83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대비 6043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한번 경신했다. 지난해말(38조7613억원)과 비교해 3조원 넘게 뛰었다.
특히 롯데카드의 8월 말 카드론 잔액은 5조342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471억원(2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5조5865억원으로 8104억원(16.9%), 우리카드는 3조8660억원으로 5325억원(15.9%) 늘었다. 이들 3사의 카드론 증액 규모는 전체 증가분의 80%에 달한다.
카드사들이 고위험상품인 카드론을 확대하는 이유는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5년간 14차례 영세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진 탓에 카드업계는 본업만으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카드사 관계자는 "본업에서의 수익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대출까지 줄이는 상황이 된다면 향후 실적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특정 금융상품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해야하는 부분이 있으며, 건전성 관리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대출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이 없는 현재로써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하반기 금융당국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3년 마다 책정되는 신용카드사 가맹점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 네 차례 연속 인하됐다. 2012 1.5~2.12% 수준이었던 신용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5%~1.5%까지 내려왔다.
이에 더해 올해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주기가 도래한 상황에서 시장에선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0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고비용 거래구조 개선을 통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낮춰 이해 관계자의 비용 부담을 절감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적격비용 재산정으로 수수료율 인하가 확실시된다면 신용판매에서 경쟁력이 더욱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본업인 결제업보다 부수업에서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카드업계의 건정성 및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알짜카드'들을 추가로 단종할 수 있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체크카드는 373종으로 지난해 상반기(159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알짜카드의 연이은 단종도 눈에 띈다. 앞서 7~8월에는 현대카드의 대한항공카드·배민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탄탄대로 온리유티타늄카드 등이 단종됐으며 지난 5일에는 전월 이용실적과 적립 한도 없이 결제 금액에 따라 무조건 포인트가 쌓여 인기를 끌었던 신한카드의 '딥드림' 신규 발급이 중단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알짜카드의 단종은 단순히 혜택이 좋은 카드의 단종이 아닌, 출시 후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는 부분을 반영하며, 더 좋은 상품으로 리뉴얼 되기도 한다"며 "카드사들도 경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끊임 없이 회원 확보 및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하며 조달 및 영업·수익 환경 개선으로 경쟁 환경이 나아진다면 좋은 상품들을 더 많이 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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