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이재명 측 "재판부 재배당 요청"…法 "근거 없어"

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2024. 10.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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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화영 유죄 재판부…확증편향 우려"
檢 "재배당은 특혜, 재판 지연 목적"
재판부 "법률, 문헌 근거 없어…재배당 어려울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을 통해 북한에 돈을 보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자신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이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재판부를 재배당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사실상 재배당 요청 기각 의사를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8일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이화영 전 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들이 증거조사와 향후 계획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대표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이 대표 측은 현 재판부가 사건을 심리하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며 재판부 재배당을 요청했다.

이 대표 사건을 심리하는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심리해 유죄 판결을 내렸던 재판부다. 형사11부는 지난 6월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과 벌금 2억 5천만원 및 추징금 3억 25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현 재판부는 이화영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검토하고 1심 판결을 했다"며 "본의 아니게 본 사건 수사기록을 사전에 검토하고 이재명 대표를 대면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재판부가 검토한 수사기록에는 이 대표가 증거에 동의하지 않은 증거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공정한 재판 의지를 가지더라도 사건에 대한 예단과 편견을 갖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본 사건은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는 상태인 백지 상태에서 사건을 심리해야 공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확증편향과 인지적 오류 등 의견서를 참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부 재배당은 '특혜'라며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재판부 재배당 요청 자체는 통상 사건에서 보기 힘든 특혜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판부를 기피하려면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는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그런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배당 요청은 해당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주장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변호인이 주장하는 확증편향은 형사소송법상 판단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기각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재배당을 할 법률상 근거가 없다며 사실상 기각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 대표 측에서) 당연히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면서도 "다만 법률이나 문헌상 근거가 있는지를 참고해야 하는데, 대법원 예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이 사건은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명확한 법률 문헌이 없는 상황에서 재배당 요청을 받아들이긴 어렵다"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피고인 인권을 보호하는 형태에서 진행할 것이며, 재배당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 역시 변호인들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지 못한 관계로 재판 절차와 방식을 논의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2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이던 2019~2020년 이 전 부지사와 공모해 김 전 회장에게 경기도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와 자신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가 북한이 요구하는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이 대북제재 때문에 이행이 불가함에도 이를 약속했다고 봤다. 이후 북한으로부터 스마트팜 지원을 독촉받자 김 회장에게 향후 경기도의 대북사업권 등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북한에 5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당시 경기지사였던 자신의 방북을 추진하면서 북한으로부터 방북 및 의전비용을 요구받자,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김 전 회장에게 300만 달러를 대신 보내게 했다고 판단하고 이 대표를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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