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형님, 왜 라운딩이라고 말해요?”
얼마 전 골프 라운드를 하던 중, 정말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 후배가 강한 어조로 물었다.
"형님, 형님은 왜 라운딩을 꼭 라운드라고 말 안 하고 라운딩이라고 해요?"
순간 멘탈이 흔들렸다. 미국에서 유학까지 하고 온 후배라서 더 당황스러웠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골프 기자로 수많은 글을 써온 필자의 경험을 떠올리며 곧 답을 했다.
라운딩? 라운드? 무엇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라운딩’은 잘못된 표현이고, ‘라운드’가 맞다.
라운드(ROUND): 플레이어가 18홀을 한 홀씩 도는 행위
라운딩(ROUNDING): 원래 ‘각진 모서리를 둥글게 깎는다’는 의미
즉, 골프에서 “라운딩 하자”는 표현은 영어권에서도 존재하지 않으며, 교민 사회에서 습관처럼 쓰이면서 퍼진 잘못된 용어다.

흔히 잘못 쓰는 골프 용어들
라운딩만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잘못 쓰는 용어들 몇 가지를 정리하면:
퍼팅 '라이'를 본다고 하는데 '브레이크'가 맞다.
그리고 흔히 예약 시간을 티업(tee up)이라고 하는데 티업은 티페그 위에 공을 올려놓는 것을 말한다. 예약 시간을 의미하는 티오프(tee off)와 혼동해서 많이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스타트 타임으로 사용한다.
또, 한국에서 많이 잘못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가 '레이업'과 '레이아웃'이다. 레이업(lay-up)은 위험지대를 피해 안전하게 공을 보내는 전략을 말하며, 레이아웃(layout) 코스의 설계나 배치, 신문의 편집 등의 뜻이다.
이외에도 몰간(X)-멀리건(O), 쪼로(X)-토핑, 더프(O), 싸인(X)-웨이브(O), 빠따(X)-퍼터(O), 빵카(X)-벙커(O), 오너(X)-아너(O)와 같은 발음상의 잘못된 용어까지도 고쳐 나가야 한다.
잘못된 용어가 확산된 이유
최근 들어 잘못된 골프 용어가 확산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1. 코로나19 이후 골프 인구 급증
-MZ세대와 비기너 골퍼 증가
-방송·유튜브에서 골프 프로그램 폭발적 증가
2. 언론·인플루언서의 잘못된 사용
-아나운서, 기자, 골프 전문 셀럽까지 잘못된 용어 사용
-신문, TV, 광고까지 범람
골프계 캠페인: 라운딩 대신 라운드
대한골프협회 홍보위원회는 잘못된 골프 용어 중 가장 먼저 ‘라운딩’을 ‘라운드’로 바로잡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골프 관련 오피니언 리더부터 실천
-주변 골퍼들에게도 정확한 용어 전파
황당한 잘못된 골프 용어는, 이렇게 하나씩 바로잡아야 한다.

일상에서도 적용 가능
언어는 습관이지만, 잘못된 언어는 의미 전달을 흐린다. 예를 들어 '뗑깡'이라는 단어도 일본 한자어에서 온 ‘뇌전증’의 의미인데, 아이에게 쓰는 말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
골프 용어도 마찬가지다. 오늘부터 라운드로 바꿔보자. 작은 습관이 골프 문화 전체를 바꿀 수 있다.
글- 시인 이종현